[강동균의 차이나톡] 캐나다에도 '사드식' 보복하는 中…26일부터 캐나다산 육류 수입 전면 중단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이자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晚舟) 부회장 체포를 둘러싼 중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26일부터 캐나다산 육류와 육가공품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는데요.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캐나다산 돼지고기에서 중국이 금지하는 사료 첨가물 ‘락토파민’이 검출된 후 조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위조된 검역증명서 188개를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들어 중국은 캐나다산 육류와 식육 가공품에 대한 수입 검역을 대폭 강화했는데요. 지난 3월 캐나다산 카놀라씨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달엔 수입 돼지고기와 관련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캐나다 돼지고기 업체 2곳에 대한 수출 허가를 일시 정지시켰습니다. 이달에도 캐나다 돼지고기 수출업체인 프리고 로얄(Frigo Royal)의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했지요.

중국은 이 같은 조치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및 밀수 위험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난해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데 따른 보복 조치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2017년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것처럼 상대 국가의 치명적인 약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은 캐나다의 세 번째로 큰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출 시장입니다. 올 1분기에만 중국에 대한 캐나다의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출액은 각각 2억1500만 캐나다달러(약 1892억원), 4800만 캐나다달러(약 422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멍 부회장이 캐나다 법무장관에게 범죄인 인도 절차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한 직후 나와 더욱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멍 부회장 변호인단은 24일(현지시간) 캐나다 법무부 장관에게 성명을 통해 인도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캐나다 당국은 지난해 12월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멍 부회장을 미국의 요청에 따라 밴쿠버에서 체포했습니다. 현재 멍 부회장은 가택연금 상태에서 미국 인도 절차를 위한 법원 심리를 받고 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데요. 캐나다 정치권에선 중국의 이번 조치가 ‘정치적’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트뤼도 총리가 G20 회의에서 시 주석에게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전기자동차 기업 비야디(BYD)가 캐나다에 첫 공장을 설립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중국 자동차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비야디가 캐나다에 버스 공장까지 세우면서 미국과 캐나다 대중 교통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비야디는 25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뉴마켓에 4만5000평방피트(약 4180㎡) 규모의 전기버스 생산공장을 준공했습니다. 비야디는 “공장 직원은 약 20명 채용할 예정이고 토론토 대중교통위원회(TTC)를 통해 이미 전기버스 10대의 제작 주문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비야디는 캐나다 공장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시 공장 규모로 키울 계획인데요. 2013년 설립된 랭커스터 공장 직원 수는 현재 750명이 넘으며 이 곳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 내 30여 개 주와 캐나다 4개 성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비야디의 공장 건설이 향후 중국과 캐나다의 갈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지 주목됩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