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美 제재에 굴복할 나라 아냐, 적대적 실무자로 비핵화 어려워"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거론하면서 북한에 적대적인 실무자들이 있는 한 비핵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26일 담화에서 "조미(북미) 수뇌부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해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조미실무협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현재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고, 이는 모두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이는 제재가 조미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듯한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렇다면 미국의 목표는 제재를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는 뜻인가"라며 "제반 사실은 제재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의 야망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우리 국가는 미국의 제재에 굴복할 나라가 아니며 미국이 치고 싶으면 치고, 말고 싶으면 마는 나라는 더더욱 아니다.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 생존권을 짓밟으려 든다면 우리는 자위를 위한 실력행사의 방아쇠를 주저 없이 당길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 북한은 미국의 대북협상 담당자를 비판할 때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질의응답 형식을 사용해왔으나 이번에는 대변인 담화라는 보다 높은 수위의 형식을 사용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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