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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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양국 간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일 친서 홍보를 계속하면서 한미가 오는 30일 '깜짝 DMZ 방문'을 이벤트로 준비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26일 AP통신, 로이터통신, 신화통신, 교도통신, 연합뉴스 등 국내외 7개 언론과의 합동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한 뒤 "하노이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 상태의 물밑대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노이 정상회담 후 공식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동안에도 북미 정상의 대화 의지는 퇴색하지 않았다"며 "정상들 간의 친서 교환이 그 증거의 하나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변함없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 전부가 검증 하에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북미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으면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이며, 국제사회도 유엔 안보리 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향후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하면 북한이 어떤 조치를 완료했을 때를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간주할지를 결정하는 게 협상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이른바 '비핵화의 정의'를 명확히 하는 것과 연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핵포기 의지에 대해서는 "핵 대신 경제발전을 선택해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게 김 위원장의 분명한 의지"라며 "나와 세 차례 회담에서 빠른 시기에 비핵화 과정을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김 위원장은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을 비핵화와 연계시켜 말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정상들은 한결같이 김 위원장의 약속에 대한 신뢰를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김 위원장과 여러 차례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상당히 유연성 있고 결단력 있는 인물이라고 느꼈다"고 평가하고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서도 유연성 있는 결단을 보여주길 바라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며 "시기·장소·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나의 의지"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 간 친서 교환과 북한의 이희호 여사 타계에 대한 조의 표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을 거론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북미협상 재개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며 "이제 그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남북 간에도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 진전에 따라 우리 수도를 겨냥하는 북한의 장사정포와 남북 간 보유한 단거리 미사일 등 위협적 무기를 감축하는 군축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며 조건부이긴 하지만 남북간 군축 협의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9·19 평양 공동선언 당시의) 남북군사합의서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향후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상호 군사정보를 교환하거나 훈련을 참관하는 등 군사태세의 투명성을 높이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군사합의서가 남북 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줄였다고 평가하면서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의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키거나 비핵화 대화의 파탄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도 그 효과"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비롯한 남북 경협에 대해서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이후 맞이할 밝은 미래를 선제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남북미에 매력적"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정부는 제재의 틀 안에서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 북미 대화를 촉진한다는 방향을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 "우리 정부는 시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 전에 북한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시 주석의 방북이 남북 간,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