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는 대한항공
‘남편 폭행·자녀 학대’ 혐의 검찰 송치
서울 수서경찰서는 조 전 부사장의 상해 혐의와 일부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을 달아 지난 21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4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한 조 전 부사장의 남편 박 모씨는, 올해 2월 조 전 부사장을 특수상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조 전 부사장과 박 씨간 분쟁이 형사소송으로까지 비화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0년 10월 초등학교 동창인 성형외과 전문의 박 씨와 결혼해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다. 하지만 박씨는 지난해 4월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양육자 지정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으로 고통받았으며, 2014년 12월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 폭행 빈도가 높아져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해왔다. 두 사람은 2017년 5월께부터 별거 중이다.
고소장에서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이 화가 난다는 이유로 "죽어"라고 고함을 지르며 목을 조르고, 태블릿PC를 집어 던져 엄지발가락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목 주변과 발가락에 상처가 난 사진·동영상 등을 경찰과 이혼소송을 담당하는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이 쌍둥이 아들을 학대했다는 주장도 고소장에 담았다. 조 전 부사장이 아이들이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수저를 집어 던져 부수거나, 잠들려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이혼소송과 함께 양육자 지정 청구 소송도 낸 상태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자신의 폭언·폭행이 아니라 박 씨의 알코올중독 때문에 결혼 생활이 어려워졌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씨가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자 갈등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아동학대 주장에 대해선 "전혀 근거가 없는 일방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운전기사들로부터 동선을 철저히 감시받는 등 결혼 생활 중 받은 스트레스로 알코올에 의존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조 전 부사장의 폭언 중 하나로 공개된 남편 수행기사 녹취록에는 남편의 일정을 그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궁하는 음성이 담겨 있다. "또 무슨 거짓말 했는지 이실직고 해라", "이제 간덩이가 부어서", "빨리 얘기해라. 또 밝혀내기 전에", 당신은 하루 아침에 잘릴 수 있는 사람이야. 박 원장이 아니고 내가 월급주는 사람이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다만 박 씨가 고소했던 조 전 부사장의 강제집행면탈과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결론짓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박 씨는 앞서 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삼남매가 보유한 그룹 내 가족회사 지분이 특정 업체에 무상으로 넘어간 점을 들어, 재산 분할을 피하려는 의심이 든다며 조 전 부사장을 강제집행면탈죄와 배임죄로도 고소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