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스크러버' 국산화…매출 30% 해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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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0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김덕준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 대표
TSMC 등 해외 20개 업체 수출
2년 내 세계시장 점유율
50%로 끌어올려 1위 목표
김덕준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 대표
TSMC 등 해외 20개 업체 수출
2년 내 세계시장 점유율
50%로 끌어올려 1위 목표
반도체를 제조할 땐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회로를 만드는 식각과 회로 위에 얇은 막을 입히는 증착 과정이 필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선 부식성 가스 등 유해물질이 나온다. 대기에 바로 노출되면 해롭기 때문에 정화해야 한다. 이 정화 장치를 스크러버라고 부른다.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GST)는 국내 반도체 스크러버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 1위, 글로벌 3위 업체다.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대만 일본 등에 장비를 수출하고 있다. 2001년 GST를 창업한 김덕준 대표는 26일 한국무역협회가 선정한 제120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번 웨트 스크러버’ 국산화
GST는 스크러버의 한 종류인 ‘번(burn) 웨트(wet) 스크러버’ 생산 기술을 처음으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업체다. 유해가스 정화 방식 1세대인 ‘번’과 2세대 ‘웨트’를 융합한 3세대 공법이다. 1차로 액화천연가스(LNG)가 유해가스를 1200도 고온에서 태운 뒤 물을 촉매로 한 차례 더 정화하는 방식이다. 독일 업체가 보유한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했다. 김 대표는 “유해가스별로 태우거나 물을 이용하거나 특수 촉매를 쓰는 등 정화할 수 있는 방법이 다르다”며 “열을 직접 가하고 물을 이용하는 방식을 합친 공법이 GST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번 웨트 스크러버를 국내에서 처음 생산해 납품하는 과정에서 난관도 많았다. LNG 가스를 활용해 위험할 것이란 편견 때문이었다. LNG 가스를 활용하면 공장 안에 설비를 들이기 곤란하다는 거래처가 많았다.
김 대표는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오랜 기간 설명하고 안전장치도 추가로 장착했다”며 “유럽 선진국에서도 사용하는 장비라는 점을 들어 납품사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GST는 국내 번 웨트 스크러버 시장의 40%를 생산하고 있다.
“2년 내 글로벌 1위 목표”
GST는 지난해 기준 매출의 3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중국 YMTC, 일본 도시바 등 해외 20개사가 GST의 고객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도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는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형 업체는 계약 체결까지 5년 이상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으로 두드리면서 판로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GST는 현재 20% 수준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년 안에 5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스크러버 시장 3위 사업자에서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새로운 방식인 ‘플라즈마 스크러버’가 실적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플라즈마 스크러버는 유해가스가 빠져나갈 공간이 없이 반도체 생산장비와 밀착되는 형태”라며 “그만큼 유해가스 처리 효율이 높아 올해 안에 시장에 진입하면 빠르게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 대표에게도 걱정거리가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업체의 반도체 생산이 줄거나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김 대표는 “최악의 경우 계약을 마치고 생산에 들어간 장비를 갑자기 받을 수 없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수출보증보험 등 수출 기업들이 리스크를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GST)는 국내 반도체 스크러버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 1위, 글로벌 3위 업체다.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대만 일본 등에 장비를 수출하고 있다. 2001년 GST를 창업한 김덕준 대표는 26일 한국무역협회가 선정한 제120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번 웨트 스크러버’ 국산화
GST는 스크러버의 한 종류인 ‘번(burn) 웨트(wet) 스크러버’ 생산 기술을 처음으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업체다. 유해가스 정화 방식 1세대인 ‘번’과 2세대 ‘웨트’를 융합한 3세대 공법이다. 1차로 액화천연가스(LNG)가 유해가스를 1200도 고온에서 태운 뒤 물을 촉매로 한 차례 더 정화하는 방식이다. 독일 업체가 보유한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했다. 김 대표는 “유해가스별로 태우거나 물을 이용하거나 특수 촉매를 쓰는 등 정화할 수 있는 방법이 다르다”며 “열을 직접 가하고 물을 이용하는 방식을 합친 공법이 GST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번 웨트 스크러버를 국내에서 처음 생산해 납품하는 과정에서 난관도 많았다. LNG 가스를 활용해 위험할 것이란 편견 때문이었다. LNG 가스를 활용하면 공장 안에 설비를 들이기 곤란하다는 거래처가 많았다.
김 대표는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오랜 기간 설명하고 안전장치도 추가로 장착했다”며 “유럽 선진국에서도 사용하는 장비라는 점을 들어 납품사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GST는 국내 번 웨트 스크러버 시장의 40%를 생산하고 있다.
“2년 내 글로벌 1위 목표”
GST는 지난해 기준 매출의 3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중국 YMTC, 일본 도시바 등 해외 20개사가 GST의 고객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도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는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형 업체는 계약 체결까지 5년 이상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으로 두드리면서 판로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GST는 현재 20% 수준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년 안에 5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스크러버 시장 3위 사업자에서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새로운 방식인 ‘플라즈마 스크러버’가 실적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플라즈마 스크러버는 유해가스가 빠져나갈 공간이 없이 반도체 생산장비와 밀착되는 형태”라며 “그만큼 유해가스 처리 효율이 높아 올해 안에 시장에 진입하면 빠르게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 대표에게도 걱정거리가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업체의 반도체 생산이 줄거나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김 대표는 “최악의 경우 계약을 마치고 생산에 들어간 장비를 갑자기 받을 수 없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수출보증보험 등 수출 기업들이 리스크를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