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8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18명의 상임위원장(상설특별위원장 포함) 중 여덟 명을 새로 선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본회의를 보이콧(거부)할 예정인 데다 상임위원장 교체를 위한 한국당 내 교통정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28일 본회의에서 신임 상임위원장 선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장 교체 대상 상임위원회는 운영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여덟 개다. 민주당 몫 위원장 네 명, 한국당 몫 위원장 네 명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지난해 7월 20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때 이들 상임위원장의 임기를 1년으로 정했다. 상임위원장은 본회의 표결로 선출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한국당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한국당 몫 네 명의 상임위원장 선출은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원내대표 간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한국당 의원들이 28일 본회의에 참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몫 상임위원장은 당내에서 교통정리가 끝난 상태다. 운영위원장은 이인영 원내대표, 기재위원장은 이춘석 의원, 행안위원장은 전혜숙 의원, 여가위원장은 인재근 의원이 맡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당 몫 상임위원장은 누가 맡을지 아직 불투명하다. 박순자 의원이 맡고 있는 국토위원장이 대표적이다. 한국당은 작년 원 구성 때 박 의원과 홍문표 의원이 국토위원장을 1년씩 맡기로 결론을 냈다. 최근 한국당 내에선 “박 의원이 국토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으려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국토위에 산적한 현안이 많아 위원장을 당장 교체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위원장도 당초 계획대로 라면 이명수 의원에서 김세연 의원으로 교체돼야 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김 의원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상임위원장을 수행하긴 힘들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예결위원장도 황영철 의원과 김재원 의원이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은 돼야 신임 상임위원장들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