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정품 기록을 저장해가며 중고 명품을 거래하고, 개인의 성향에 맞춰 화장품을 추천해준다. 캐릭터가 자동으로 활동하는 역할수행게임(RPG)도 할 수 있다. 카카오에서 27일 선보이는 블록체인 ‘클레이튼’ 기반의 서비스들이다.
카카오 블록체인 생태계 '클레이튼'으로 多 한다
3개월 내 34개 서비스 나와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가 자체 개발한 클레이튼의 메인넷(차세대 블록체인 시스템)이 27일 공개된다. 메인넷이란 블록체인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기반 시스템을 의미한다. 메인넷을 완성했다는 것은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는 환경을 완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클레이튼 협약사 34곳은 메인넷이 가동된 시점부터 3개월 안에 클레이튼 기반의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 협약사들은 기존 서비스를 클레이튼 기반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하는 방식으로 협약을 이행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서비스는 ‘코스모체인’에서 개발한 맞춤형 화장품 추천 서비스 ‘핏츠미’다. 코스모체인에서 기존에 운영하던 ‘코스미’를 업그레이드한 플랫폼이다.

뷰티상품 체험기를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에 올리면 그에 따른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받고, 이 가상화폐를 제휴사이트에서 화장품을 사는 데 쓸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가 2030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코스모체인은 미국 헤지펀드로부터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다음달 말에는 클레이튼 기반의 블록체인 중고거래 앱도 등장한다. ‘템코’의 ‘구하다’다. 가짜제품이 유통되기 쉬운 중고거래 시장에서 블록체인에 정품 기록을 저장해가며 거래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서비스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템코는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투자받기도 했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계열사 위메이드트리는 클레이튼을 활용한 방치형 RPG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위메이드에서 개발하는 첫 블록체인 게임이다. 블록체인 게임의 가장 큰 강점은 일명 ‘게임머니’를 게임상의 가상화폐로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위메이드트리는 늦어도 9월 안으로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톡 코인지갑’도 관심

통합 포인트 관리서비스인 ‘도도포인트’를 운영하는 ‘캐리프로토콜’, 동영상 플랫폼 왓챠가 운영하는 콘텐츠 유통 서비스 ‘콘텐츠프로토콜’ 등도 클레이튼 기반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캐리프로토콜은 기존 포인트 제도와 비슷한 포인트 적립 서비스가, 콘텐츠프로토콜은 콘텐츠 유통에 따른 보상을 주고받는 서비스가 유력하다.

해외에서는 일본 소셜데이팅서비스 ‘팔레트’, 북미의 공유자전거 서비스 ‘유체인’, 네덜란드 티케팅 서비스 ‘겟프로토콜’ 등이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클레이튼의 초당 거래량(TPS)은 8000 수준이다. 이더리움보다 400배가량 빠르다. 다만 변수가 없을 때의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속도는 더 느릴 수 있다. 한 클레이튼 파트너사 관계자는 “테스트넷(시험용 블록체인) 기반으로 원활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카카오톡 가상화폐 지갑도 조만간 출시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 가상화폐 지갑 탑재 여부를 두고 각종 논의를 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카카오톡 가상화폐 지갑이 나오면 카카오톡에 로그인하는 것만으로 보유한 가상화폐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송금을 하거나 받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 관계사인 두나무의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연계하면 보유자산을 토대로 한 가상화폐 투자도 가능해진다.

문제는 가상화폐 지갑을 이용할 경우 카카오톡 서비스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그런 부분까지 감안해 카카오가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