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날인 찍힌 공문 제시…검사 사칭 신종 보이스피싱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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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공문, 검사 명함
재직증명서 보이며 안심시켜
"해킹 피해 알려주겠다"며 원격조정 앱 설치 요구
검찰 "실제 조사 전화로 안해"
재직증명서 보이며 안심시켜
"해킹 피해 알려주겠다"며 원격조정 앱 설치 요구
검찰 "실제 조사 전화로 안해"
이들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날인이 찍힌 ‘수사협조의뢰’ 공문, 수사 담당 검사의 명함과 재직증명서를 잇따라 보여주며 김씨를 안심시켰다. 공문엔 윤 지검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날인이 찍혀 있었다. 사건번호, 담당 검사 이름을 비롯해 빼곡하게 근거 법률이 나열돼 있고, 서명도 있었다.
낌새가 이상하다고 느낀 김씨는 한참 후 서울중앙지검에 실제로 전화를 걸어 공문에 나온 사건번호와 담당 검사의 진위 여부를 확인했고, 이들이 검사를 사칭한 4인조 보이스피싱 조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김씨는 곧바로 팀뷰어 앱을 삭제하고, 은행 계좌 비밀번호를 모두 바꿔 금전적 피해 발생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보통 검찰 수사를 가장해 개인정보를 취득한 뒤 대출을 받거나 현금을 전달 받는 수법으로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그동안 보이스피싱은 조선족 어눌한 말투로 아들이 교통사고가 났다느니 부모님이 쓰러지셨다느니, 돈을 보내라고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오히려 개인정보 보호를 당부하며 돈을 일절 요구하지 않아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을 사칭해 전화로 이것저것을 캐물을 경우 보이스피싱일 확률이 높다는 게 검사들의 전언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나 수사관이 일반 국민에게 처음으로 전화를 할 때는 통상 ‘어떤 날짜에 나와서 조사에 임해달라’는 정도일 뿐 자세한 내용을 전화로 조사하지 않는다”며 “자세한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전화로 물어보는 사례도 없고, 앱을 깔라고 요구하거나 별도 카카오톡 대화방을 개설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92억원이었다.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자는 지난해 4만8743명으로, 올해는 5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순간 각종 금융 정보가 통째로 넘어가는 ‘전화 가로채기 앱’ ‘원격조종 앱’ 등을 활용해 갈수록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이나 경찰,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한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액도 지난해 1346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피해액(4440억원)의 30.3%에 달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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