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김정은 안만나…대신 다른 방식으로 金과 소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30일 한국 방문 기간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다른 방식의 소통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오사카로 떠나기 전 백악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 순방기간 김정은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판문점 깜짝회동’ 가능성을 재차 부인한 셈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방식으로 그와 이야기할지도 모른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8∼29일 G20 정상회의 참석 후 29∼30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이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비무장지대(DMZ)를 찾아 김정은을 향해 의미 있는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과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두면서 북핵 문제의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한 김정은을 당장 만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분석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은 ‘톱다운’ 방식에 의존하다 결렬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무협상을 통해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확보돼야 김정은과 3차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북핵 협상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서두를 것 없다”고 말해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다른 방식’의 소통 가능성을 언급한 점에 비춰볼 때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어떤 형태로든 북한과의 ‘메시지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

북핵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사진)의 동선도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이틀 앞선 27일 서울에 도착했다. 비건 대표가 판문점 등을 통해 북측과 실무접촉에 나선다면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 북한의 호응 정도에 따라 3차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