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팩 제조기업 엘앤피코스메틱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니콘 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 스타트업) 기업공개(IPO) 1호로 기대를 모았던 상장 행보에도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적부진에 발목잡힌 메디힐 IPO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해 매출 3207억원, 영업이익 434억원, 순이익 320억원을 냈다. 2017년에 비해 매출은 79억원(-2.4%) 줄어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이 379억원(-46.6%), 순이익은 160억원(-33.3%) 감소했다. 12월 결산법인인 이 회사는 지정 감사 절차로 인해 뒤늦게 2018년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엘앤피코스메틱은 실적이 갑작스럽게 악화돼 당초 이달 안에 내려 했던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수개월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까지 반영해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게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회사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된 사업 성적표와 화장품주에 냉랭한 시장 분위기 때문에 IPO 일정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며 “일러야 2~3개월 뒤에야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은 대손상각비와 광고선전비였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경기가 부진했던 탓에 대손상각 규모를 2017년 3억원에서 지난해 173억원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광고선전비는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의 광고 모델인 방탄소년단(BTS)의 몸값 상승으로 덩달아 늘어났다. 2017년 227억원에서 지난해 350억원으로 59.1% 증가했다. 기존 상장사들의 부진한 주가도 상장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