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태양의 후예' 스틸
/사진=KBS 2TV '태양의 후예' 스틸
배우 송중기(34)가 결혼생활 20개월 만에 송혜교(38)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을 접수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사건을 심리할 재판부를 가사 12단독부(장진영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가사12단독 재판부는 조정사건을 전담한다.

송중기 측에 따르면 이혼조정 신청서는 전날(26일) 접수됐으며 당사자의 출석없이 대리인들의 합의를 통해 진행되게 된다.

이혼 조정은 정식 재판없이 부부가 법원의 조정을 거쳐 이혼하는 절차다. 협의이혼의 경우 법원이 당사자의 이혼의사를 직접 확인해야 하므로 최소 2번은 법원에 반드시 출석해야 하지만, 조정신청의 경우 직접 출석하지 않고도 대리인을 통해 이혼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양측이 조정에 합의할 경우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니지만, 조정에 실패한다면 정식 이혼 소송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과거 최태원 SK회장 또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정식 재판에 돌입하기 전 이혼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혼조정을 먼저 전격적으로 발표한 송중기 측 공식 자료와 송혜교 측 자료에 담긴 숨은 뜻은 무엇일까.

송중기의 입장문에는 "저는 송혜교 씨와의 이혼을 위한 조정절차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잘잘못을 따져가며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원만하게 이혼절차를 마무리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잘잘못을 따져가며 서로를 비난하기 보다는'이라는 표현은 통상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쪽보다는 이를 받아주는 쪽에서 쓰이곤 한다.

가해자 측이 사태 해결을 보자면서 "내가 저지른 잘못을 따지지 말자"라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표현을 두고 송중기 측이 아닌 송혜교 측에 유책사유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송중기 측은 이어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고, 앞으로 저는 지금의 상처에서 벗어나 연기자로서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하여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표현에서는 사생활 관련해 할 말이 있지만 지금으로서 밝히기 어렵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아울러 '상처에서 벗어나' 또한 자신이 상처받았음을 에둘러 표현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렇다면 송혜교 측의 입장문 내용은 어떨까.

송혜교 소속사 측은 송중기 측 입장문에 담겨 있지 않은 이혼 사유를 밝히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성격차이'.

송혜교 측의 입장문은 "현재 당사 배우 송혜교 씨는 남편과 신중한 고민 끝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사유는 성격 차이로, 양측이 둘의 다름을 극복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라고 서로의 의견대립이 극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담고 있다.

이어 "그 외의 구체적 내용은 양측 배우의 사생활이기에 확인해드릴 수 없는 점 정중히 양해를 구합니다. 또, 서로를 위해 자극적인 보도와 추측성 댓글 등을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표현에서 이미 송중기 측의 입장문 발표 이후 댓글이나 게시판 등에 자신을 향한 악플 기류가 형성되고 있음을 의식했다.

실제 이날 하루종일 인터넷과 SNS를 달군 지라시에는 송혜교가 전작인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호흡을 맞춘 박보검과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이혼에 이르게 된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추측이 난무했다.

이를 지켜볼 수 없었던 박보검 소속사 측은 "급속히 확산하는 각종 지라시와 추측성 보도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더군다나 송중기와 박보검은 절친 사이로 알려져 더욱 곤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박보검과 같은 소속사인 송중기 측에서도 "박보검 관련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인철 이혼전문 변호사는 "부부 간의 문제는 제3자가 알 수 없으므로 섣부른 추측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송중기가 이혼 조정 신청접수를 했으니 송혜교 측이 잘못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혼의 책임이 없고 피해자라면 오히려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반대로 증거가 부족하거나 아니면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거나 협의이혼 직접출석이 부담스러운 경우 등에 조정신청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누가 책임이 있는지 단정지을 수 없다. 양측이 서로 원만하게 조정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고 누구 책임인지 결론내지 않고 쌍방 이혼 원해서 책임규명 없이 사건이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서 형사적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송중기 송혜교 이혼 관련해 사실관계확인이 되지 않는 추측성 글들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내용을 주위 지인 1인에게만 알려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SNS로 소위 퍼나르기를 하면 일반 형법보다 엄한 형벌이 규정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송중기 송혜교 관련 이혼 조정 기일이 잡히기까지는 약 한 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