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선거(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 말라"고 농담을 던졌다.

28일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자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거론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소와 함께 검지 손가락을 흔들며 푸틴 대통령에게 "선거에 개입 마세요, 대통령, 개입 마세요"라고 말했다.

통역사를 통해 이 발언을 전달받은 푸틴 대통령은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미소로 일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무역, 군축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하게 돼 큰 영광이고 우리는 매우,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이 미국과 러시아 간의 대화를 이어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무역, 통상, 군축, 보호주의 등을 논의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 대통령과 동의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는 이야기를 나눌 것들이 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러 관계 개선을 주장했으나, 자신의 대선 캠프와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에 발목이 잡혀 이런 주장을 밀어붙일 추동력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최근 발표된 수사보고서에서 2016년 미국 대선 때 러시아 측의 선거 개입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선 캠프와의 공모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까지 오사카에 머물면서 9개국 정상과 회담을 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18일 대선 출정식을 하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