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52시간 근무제로 韓 내년 성장률 0.3%P 하향 조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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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추가로 하향 조정해야 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당분간 기업 생산성 저하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7일 발표한 보고서 ‘한국: 근로시간 단축으로 2020년 성장에 역풍’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이 올해부터 2021년까지 최장 근로시간을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급격히 떨어뜨리기로 했다”고 소개하며 “한국 기업들이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데 따르는 생산성 격차(갭)를 신속하게 메우지 못할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지금처럼 엄격하게 이 제도가 적용된다면, 최근 수정한 내년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2.3%)를 0.3%포인트만큼 더 떨어뜨려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으로 인한 추가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2021년에는 0.6%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8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는 2.3%에서 2.1%로, 내년은 2.5%에서 2.3%로 각각 0.2%포인트 떨어뜨렸다. 이번 보고서 결과를 추가로 반영하면 내년 전망치는 2.0%로 낮아질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근로시간은 지난 10년 동안 약 8% 짧아졌지만, 그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가장 긴 편(평균 주당 42시간)이다. 소매업 호텔 식당 등 일부 업종에선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을 훌쩍 넘는 근로자가 적지 않다. 보고서는 “한국 근로자의 약 20%가 주 52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근로시간 단축의 예외가 적용되는 분야를 빼고 계산했을 때 향후 전체 한국 근로자의 약 13%가 이 제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주 52시간을 지켰는지를 2주일마다 계산(노사합의시 최장 3개월)하도록 한 부분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ILO) 등의 통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기본 4주(최장 1년), 프랑스는 4주(최장 3년), 독일은 6주(최장 1년) 등으로 대체로 우리나라보다 유연한 편이다. 기준기간이 짧으면 인력 수요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조선업이나 프로젝트 기반 업무, 연구개발(R&D) 분야 등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 비춰 봤을 때 한국이 주 52시간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평균 근로시간을 계산하는 기준기간(2주~3개월)이 너무 짧은 것은 다른 나라가 최장 1년 등을 제시하는 것과 비교해 특히 짧다”고 보고서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제도의 도입으로 소매업과 제조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전체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약 2.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시간당 생산성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현재 고용인원의 1.9% 수준에 해당하는 35만명을 추가 고용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2021년까지 해마다 연간 9조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수준이다. 보고서는 “기업의 이익과 투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교통 및 섬유 관련 제조업에 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보고서는 1989년과 2004년에도 한국이 근로시간을 단축했으며, 두 차례 모두 근로시간 단축 3~6개월 전부터 단축 이후 3개월 가량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났으나 이후 고용증가세는 둔화됐다고 전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 이후 1~3년간 실업률이 감소했지만 이후 소규모 영업장까지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면서부터는 다시 실업률이 올라가는 추세가 발견됐다. 프랑스, 일본, 대만 등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한국의 이번 근로시간 단축 조치의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유로 “규정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경기가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골드만삭스는 지난 27일 발표한 보고서 ‘한국: 근로시간 단축으로 2020년 성장에 역풍’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이 올해부터 2021년까지 최장 근로시간을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급격히 떨어뜨리기로 했다”고 소개하며 “한국 기업들이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데 따르는 생산성 격차(갭)를 신속하게 메우지 못할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지금처럼 엄격하게 이 제도가 적용된다면, 최근 수정한 내년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2.3%)를 0.3%포인트만큼 더 떨어뜨려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으로 인한 추가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2021년에는 0.6%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8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는 2.3%에서 2.1%로, 내년은 2.5%에서 2.3%로 각각 0.2%포인트 떨어뜨렸다. 이번 보고서 결과를 추가로 반영하면 내년 전망치는 2.0%로 낮아질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근로시간은 지난 10년 동안 약 8% 짧아졌지만, 그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가장 긴 편(평균 주당 42시간)이다. 소매업 호텔 식당 등 일부 업종에선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을 훌쩍 넘는 근로자가 적지 않다. 보고서는 “한국 근로자의 약 20%가 주 52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근로시간 단축의 예외가 적용되는 분야를 빼고 계산했을 때 향후 전체 한국 근로자의 약 13%가 이 제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주 52시간을 지켰는지를 2주일마다 계산(노사합의시 최장 3개월)하도록 한 부분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ILO) 등의 통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기본 4주(최장 1년), 프랑스는 4주(최장 3년), 독일은 6주(최장 1년) 등으로 대체로 우리나라보다 유연한 편이다. 기준기간이 짧으면 인력 수요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조선업이나 프로젝트 기반 업무, 연구개발(R&D) 분야 등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 비춰 봤을 때 한국이 주 52시간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평균 근로시간을 계산하는 기준기간(2주~3개월)이 너무 짧은 것은 다른 나라가 최장 1년 등을 제시하는 것과 비교해 특히 짧다”고 보고서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제도의 도입으로 소매업과 제조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전체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약 2.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시간당 생산성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현재 고용인원의 1.9% 수준에 해당하는 35만명을 추가 고용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2021년까지 해마다 연간 9조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수준이다. 보고서는 “기업의 이익과 투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교통 및 섬유 관련 제조업에 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보고서는 1989년과 2004년에도 한국이 근로시간을 단축했으며, 두 차례 모두 근로시간 단축 3~6개월 전부터 단축 이후 3개월 가량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났으나 이후 고용증가세는 둔화됐다고 전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 이후 1~3년간 실업률이 감소했지만 이후 소규모 영업장까지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면서부터는 다시 실업률이 올라가는 추세가 발견됐다. 프랑스, 일본, 대만 등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한국의 이번 근로시간 단축 조치의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유로 “규정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경기가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