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연내 판다지만…인수 후보 PEF들 "시간은 우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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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매각 개시…외국계 PEF 10여곳에 안내문 보내
국내 PEF·대기업은 제외…"兆단위 M&A 불투명"
외국계 PEF는 "지분 25% 불과…성장성도 의심"
국내 PEF·대기업은 제외…"兆단위 M&A 불투명"
외국계 PEF는 "지분 25% 불과…성장성도 의심"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웅진그룹은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높은 가격을 받아야 회사를 살릴 수 있지만 인수후보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연내 매각 마무리하겠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10여 곳에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배포했다. 국내 PEF는 1조원 이상의 초대형 인수합병(M&A) 거래를 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국내 대기업도 후보군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은 인수의사를 밝힌 곳이 없어 외국계 PEF들만 인수전에 초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각 대상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다. 시가 기준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조5500억원이다.
웅진그룹은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6년 만에 되찾은 웅진코웨이를 도로 매물로 내놨다. 웅진코웨이 인수에는 모두 1조9835억원이 들었다. 이 가운데 1조60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빌렸다. 인수금융(M&A 자금 대출) 1조1000억원과 웅진씽크빅이 발행한 전환사채(CB) 50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하는 구조였다. 나머지 4000억원을 웅진그룹이 댔지만 그나마 1600억원은 지주회사 웅진이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로부터 빌린 돈이다.
전날 웅진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1년 이내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티저레터를 보낸 인수후보들에는 ‘연내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로부터 빌린 대출금 만기가 내년 2월 14일까지여서 매각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늦어질수록 이자가 불어나고 그만큼 더 비싼 값에 웅진코웨이를 팔아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으로 빌린 돈 1조6000억원의 이자만 521억원인데 내년부터는 50억원이 더 늘어난다. 한국투자증권도 사정이 급하긴 마찬가지다. 당초 이번 인수금융에 참여한 국내 PEF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웅진씽크빅 CB 5000억원어치를 넘기기로 했지만, 스틱이 발을 빼면서 한국투자증권이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단기자금을 운용해 이익을 내는 증권사로서 자기자본(4조3593억원)의 10%가 넘는 자금이 묶이는 건 심각한 영업손실이다.
웅진씽크빅도 파나
티저레터를 받은 외국계 PEF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보유 지분이 25.08%에 불과한 점이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된다. 한 외국계 PEF 대표는 “매각 지분이 50% 이상은 돼야 경영권 인수거래로 받아들이는데 지분 25%를 인수하기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겠다고 해서는 본사 승인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PEF들이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수자금의 50%가량을 대출로 조달하는 인수구조를 짜기도 어렵다. 지분 25%가량만 인수하는 만큼 전체 배당의 4분의 1만 가져갈 수 있어서 자본재조정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쉽지 않아서다. 전 대주주였던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이미 6년간 경영해 41%를 넘는 차익을 얻고 되팔았기 때문에 다른 PEF가 인수해 추가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녹록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 또한 외국계 PEF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렌털시장은 커졌지만 SK LG 등 대기업이 뛰어들어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또 다른 외국계 PEF 임원은 “중견기업들이 경쟁하던 시대에는 웅진코웨이가 1등이었지만 대기업과의 경쟁체제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IB업계는 웅진코웨이의 매각 가격이 웅진그룹이 MBK로부터 사들인 가격(1조7000억원)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조7000억원이 이미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가격인데 웅진코웨이 기업가치가 지난 3개월 사이 크게 변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3개월 동안 웅진코웨이의 주가는 15%가량 떨어졌다. 유력한 인수후보들도 다급한 웅진그룹과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시간을 끌수록 유리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자비용과 수수료를 감안할 때 웅진그룹이 한국투자증권에 갚을 돈은 1조7000억원가량으로 평가된다. IB업계의 예상대로 웅진코웨이 매각 가격이 1조7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된다면 한국투자증권 대출금만 겨우 갚게 된다. 웅진이 저축은행 캐피털사로부터 빌린 돈을 갚는 데만 추가로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전망이다. 출판 계열사인 북센과 워터파크 플레이도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IB업계는 불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마저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시가총액이 3900억원인 웅진씽크빅에 대한 웅진의 보유 지분(60.77%) 가치는 2300억원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웅진코웨이의 매각 가격이 2조원을 넘지 못하면 웅진그룹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효/이동훈 기자 hugh@hankyung.com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10여 곳에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배포했다. 국내 PEF는 1조원 이상의 초대형 인수합병(M&A) 거래를 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국내 대기업도 후보군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은 인수의사를 밝힌 곳이 없어 외국계 PEF들만 인수전에 초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각 대상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다. 시가 기준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조5500억원이다.
웅진그룹은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6년 만에 되찾은 웅진코웨이를 도로 매물로 내놨다. 웅진코웨이 인수에는 모두 1조9835억원이 들었다. 이 가운데 1조60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빌렸다. 인수금융(M&A 자금 대출) 1조1000억원과 웅진씽크빅이 발행한 전환사채(CB) 50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하는 구조였다. 나머지 4000억원을 웅진그룹이 댔지만 그나마 1600억원은 지주회사 웅진이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로부터 빌린 돈이다.
전날 웅진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1년 이내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티저레터를 보낸 인수후보들에는 ‘연내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로부터 빌린 대출금 만기가 내년 2월 14일까지여서 매각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늦어질수록 이자가 불어나고 그만큼 더 비싼 값에 웅진코웨이를 팔아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으로 빌린 돈 1조6000억원의 이자만 521억원인데 내년부터는 50억원이 더 늘어난다. 한국투자증권도 사정이 급하긴 마찬가지다. 당초 이번 인수금융에 참여한 국내 PEF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웅진씽크빅 CB 5000억원어치를 넘기기로 했지만, 스틱이 발을 빼면서 한국투자증권이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단기자금을 운용해 이익을 내는 증권사로서 자기자본(4조3593억원)의 10%가 넘는 자금이 묶이는 건 심각한 영업손실이다.
웅진씽크빅도 파나
티저레터를 받은 외국계 PEF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보유 지분이 25.08%에 불과한 점이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된다. 한 외국계 PEF 대표는 “매각 지분이 50% 이상은 돼야 경영권 인수거래로 받아들이는데 지분 25%를 인수하기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겠다고 해서는 본사 승인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PEF들이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수자금의 50%가량을 대출로 조달하는 인수구조를 짜기도 어렵다. 지분 25%가량만 인수하는 만큼 전체 배당의 4분의 1만 가져갈 수 있어서 자본재조정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쉽지 않아서다. 전 대주주였던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이미 6년간 경영해 41%를 넘는 차익을 얻고 되팔았기 때문에 다른 PEF가 인수해 추가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녹록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 또한 외국계 PEF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렌털시장은 커졌지만 SK LG 등 대기업이 뛰어들어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또 다른 외국계 PEF 임원은 “중견기업들이 경쟁하던 시대에는 웅진코웨이가 1등이었지만 대기업과의 경쟁체제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IB업계는 웅진코웨이의 매각 가격이 웅진그룹이 MBK로부터 사들인 가격(1조7000억원)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조7000억원이 이미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가격인데 웅진코웨이 기업가치가 지난 3개월 사이 크게 변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3개월 동안 웅진코웨이의 주가는 15%가량 떨어졌다. 유력한 인수후보들도 다급한 웅진그룹과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시간을 끌수록 유리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자비용과 수수료를 감안할 때 웅진그룹이 한국투자증권에 갚을 돈은 1조7000억원가량으로 평가된다. IB업계의 예상대로 웅진코웨이 매각 가격이 1조7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된다면 한국투자증권 대출금만 겨우 갚게 된다. 웅진이 저축은행 캐피털사로부터 빌린 돈을 갚는 데만 추가로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전망이다. 출판 계열사인 북센과 워터파크 플레이도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IB업계는 불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마저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시가총액이 3900억원인 웅진씽크빅에 대한 웅진의 보유 지분(60.77%) 가치는 2300억원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웅진코웨이의 매각 가격이 2조원을 넘지 못하면 웅진그룹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효/이동훈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