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홀 최소타 친 '비운의 장타자'…이원준, 고국서 생애 첫승 기회
호주동포 ‘원조 장타맨’ 이원준(34·사진)이 고국에서 생애 첫 승 기회를 잡았다.

이원준은 28일 경남 양산 에이원CC(파70)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선수권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4타를 쳤다. 전날 8언더파 62타를 쳐 공동 선두에 올랐던 이원준은 중간 합계 14언더파로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승혁(33), 홍준호(36)가 3타 차 공동 2위로 이원준을 쫓고 있다. 이원준은 올해 처음 코리안투어에 출전했다.

이원준이 기록한 36홀 126타는 코리안투어 36홀 최소타 신기록이다. 이원준은 “큰 실수가 없었고 마음도 편했다. 샷과 퍼트가 다 잘됐다”고 말했다.

이원준은 12년 전인 2007년 파격적인 조건으로 대기업과 후원계약을 맺을 정도로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계약금이 2억원이 넘었다. 키 190㎝, 100㎏에 가까운 몸무게에서 터져나오는 장타가 무기였다. 당시 그는 평균 320야드 안팎의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하지만 프로 전향 이후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잊혀졌다. 그는 “쏟아지는 기대와 내 자신의 욕심을 이기지 못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불운도 겹쳤다. 미국프로골프(PGA) 2부투어에서 뛸 때는 오른 손목 연골 부상으로 골프를 쉬었고, 이후 일본프로골프투어로 주무대를 옮긴 뒤에는 허리 디스크로 투어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그는 오는 10월 아버지가 된다. 그는 “준비를 더 해 PGA투어 진출의 꿈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준은 이번 대회에 초청선수로 출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