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28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깜짝' 회동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이날 G20 외교장관들과의 만찬이 끝난 뒤 오후 9시께 따로 만나 한반도 문제와 한일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 장관의 회동은 예정돼 있지 않은 일정이었으며, 회동 시간은 길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측에 한 제안을 수용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에 대한 일본 측 반응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한일 청구권 협정상 분쟁 해결 절차에 따라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교부는 지난 19일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자발적인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하면, 이를 강제징용 확정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로 지급하는 방안을 일본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말 일본 전범 기업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대법원판결 이후 7개월 만에 처음 내놓은 '해법'이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바로 거절했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 외교부의 발표 당일 일본 기자들에게 "국제법 위반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므로 일본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국 측에) 말씀드렸다"며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와 합동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제안은 "당사자들 간의 화해가 이루어지도록 하면서 한일관계도 한 걸음 나아가게 하도록 하는 조치"라며 일본 측에 재고를 요청한 바 있다.

한일 외교장관은 앞으로도 외교당국 간 긴밀한 소통으로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해 나가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