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北과 접촉 질문에 "오늘 바쁘다…아무 대답하지 않겠다"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9일 북측과 실무접촉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40분께 서울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일 판문점에서 북측과 만나느냐', '북미 양측이 논의하고 있느냐' 등 질문을 잇달아 받았지만 이같이 답하며 말을 아꼈다.

호텔 앞에서 대기 중이던 차에 올라탄 비건 대표는 '북측에 정상 간 만남을 공식 제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오늘 정말 바쁘다"고 말했을 뿐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않고 오후 3시 45분께 호텔을 떠났다.

비건 대표의 행선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한국에 도착하는 만큼 오산 공군기지를 향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비건 대표는 이날 일정을 비워놓은 채 호텔에서 주한미국 대사관 및 국무부 실무자들과 내부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비무장지대(DMZ) 방문 사실을 공식화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깜짝 회동'을 제안했고, 이에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최 부상이 미국 측에서 "공식제기를 받지 못하였다"고 밝혀 방한 중인 비건 대표가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와 만나 세부 사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