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탈리즘. 가공하지 않은 콘크리트라는 뜻의 프랑스어 ‘béton brut’에서 유래된 모더니즘 건축 사조다. 콘크리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그 어떤 장식적 디자인도 허용하지 않는 기능주의적 요소를 극대화한 건축 양식이다. 브래디 코베 감독은 이 단어의 의미를 전면에 내걸고 역사극 외형을 한 가상의 이야기 ‘브루탈리스트’를 창조해냈다. 코베 감독은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이 영화로 감독상(은사자상)을 받았다.주인공인 라즐로 토스(에이드리언 브로디 분)는 파시즘의 광기에서 탈출해 1947년 미국에 도착한다. 2차 세계대전은 끝났지만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유대계 헝가리인의 시선에서 미국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었다. 아내 에르제벳(펠리시티 존스 분), 조카 조피아(라피 캐시디 분)와 헤어져 홀로 미국에 도착한 토스는 사촌 몰나르의 도움으로 펜실베이니아에 정착한다. 바우하우스를 졸업하고 부다페스트에서 주목받는 건축가였지만 이주민으로서 미국에 정착한 토스는 공장과 건설 현장 노동자일 뿐이다.우연한 계기에 대자본가 밴 뷰런(가이 피어스 분)의 도움으로 아내와 조카를 미국으로 불러들인다. 그토록 그리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듯싶었으나 자본의 강력한 힘은 토스의 창의력을 소모시키며 점점 잠식해 간다.왜 건축을 선택했냐는 뷰런의 질문에 토스는 ‘정육면체를 설명하는 최고의 방법은 그것을 만드는 것에 있다’고 답한다. 그에게 시대적 이념과 사상은 매 순간 역사적 운명을 비극으로 반복하는 것들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격동의 시대가 흘러감에도 변함없이 우뚝 서 있는 건축물의 힘이다. 그에게 건축은 시대를 관통하는 영원성을 담보
올해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에 예소연(사진)의 ‘그 개와 혁명’이 선정됐다.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출판사 다산북스는 1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간담회를 열어 제4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상문학상은 ‘천재 작가’ 이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77년 제정된 상이다. 역대 수상자로는 김영하 박완서 한강 등이 있다.올해 수상자 예소연은 2021년 ‘현대문학’의 신인 추천을 받아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사랑과 결함>, 장편소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등을 썼다. 등단 4년 만에 이상문학상을 받은 그는 1992년생으로, 2013년 김애란 작가의 최연소 수상 기록(32세)과 타이를 이뤘다.‘그 개와 혁명’은 부녀가 함께 아버지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다. 1980년대 학생운동 세대인 아빠 태수와 페미니스트 딸 수민이 의기투합해 태수의 장례식장을 암울하고 딱딱한 공간이 아니라 강아지가 뛰어다니는 ‘개판’으로 꾸민다는 이야기다.예소연은 “가족은 아무리 미워도 같이 살 수밖에 없고, 나를 괴롭혀도 그걸 사랑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존재”라며 “사랑이 전부가 되는 이야기, 사랑으로 혐오와 미움을 부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심사를 맡은 신수정 문학평론가는 ‘그 개와 혁명’에 대해 “아버지 세대의 어이없는 편향에 대한 딸 세대의 반격이자 풍자”라고 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인 은희경 작가는 “모두가 혁명을 생각하는 현재 사회가 필요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라고 말했다.‘그 개와 혁명’은 이상문학상 운영권이 문학사상에서 다산북
“콘서트홀은 기초 설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고치기 힘듭니다. 여긴 고칠 게 없습니다. 첫인상이 아주 좋아요. 아시아에서 제일 잘하는 오케스트라를 부산에서 보여주겠습니다.”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사진)은 오는 6월 개관하는 부산콘서트홀에서 피아노를 ‘깜짝’ 연주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날 부산시는 부산콘서트홀을 소개하고 부산을 클래식 음악 국제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런던필하모닉,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세계적인 악단을 섭외해 올해 공연을 선보이기로 했다. ◇ 베토벤 ‘합창’으로 공연 포문 연다부산시와 부산콘서트홀 운영사인 클래식부산은 17일 부산콘서트홀 개관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 감독은 오는 6월 20일 개관 첫 공연을 지휘한다. 그는 “부산을 아시아의 ‘음악적인 별’로 만들고 싶다”며 “한국이 가난한 나라에서 잘사는 나라로, 이어 훌륭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부산엔 범용 목적으로 설계된 부산문화회관 외엔 대형 클래식 공연을 할 만한 장소가 없었다. 1953년 부산 태생인 정 감독이 예술감독을 맡을 정도로 이번 공연장 개관에 기대를 드러낸 까닭이다.부산콘서트홀 대공연장은 2011석 규모다. 비수도권에서 처음으로 2000석 이상 클래식 공연장이자 비수도권 최초로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한 공연장이다. 파이프오르간은 세계에서 가장 큰 악기로 오케스트라의 온전한 연주에 방점을 찍는 ‘악기의 제왕’으로 불린다.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국내 공연장은 세종문화회관(1978년 설치) 롯데콘서트홀(2016년) 부천아트센터(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