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북미정상 이해관계 맞아떨어져…동시에 위험부담도"
"외교성공" 언급한 트럼프 DMZ회동 제안, '대선용 카드'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가 아마도 외교 분야에서 '뜻밖의 성공'을 거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나는 오래전에 말했었다"고 언급했다.

방한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DMZ(비무장지대) 회동'을 제안한 것과 관련,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

나는 그(김 위원장)와 잘 지내고 있고 다른 사람들과도 잘 지낸다.

나는 모든 사람과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다.

그러면서 "외교 정책에 있어 일어난 상황들을 본다면…우리는 이란 문제와 관련해 노력하고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그들은 합의하고 싶어한다"며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8일 플로리다에서 출정식을 갖고 재선 가도에 본격적으로 오른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외교업적도 대선 국면에서 내세울 수 있는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김 위원장과의 DMZ 회동 카드를 꺼내 든 것도 재선 캠페인 전략의 일환이라는 미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긴장이 흐르는 남북 접경지에서 아무리 짧더라도 김 위원장과 만난다면 전대미문의 장면 연출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에 부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선 캠페인에서 '외교관'이자 '피스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부각할 수 있는 대표적 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도 미국 대통령과의 'DMZ 악수'가 국내적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가장 악명높은 독재자이자 인권 유린자'라는 오명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북미 정상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 입장에선 미국의 '정치 시간표'를 고려할 때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의 관점에서 볼 때 합의를 도출하기에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상대"라며 "트럼프가 아닌 차기 미국 대통령이라면 평화협정과 같이 북한이 희망하는 카드들을 협상 테이블에 쉽게 올려놓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북미 정상의 '극적 재회'는 두 사람 모두에게 리스크를 안길 수도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2월 말 하노이 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김 위원장으로선 그 뒤 미국에 '새 계산법'을 요구해온 만큼,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김 위원장이 자신의 'DMZ 초청장'을 거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체면을 구길 수 있고, 나타난다 하더라도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행동이라는 구체적 성과를 견인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CSIS 빅터 차 한국 석좌는 "'DMZ 만남'은 좋은 사진찍기 기회가 되겠지만 진정한 비핵화를 수반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인권 유린자에게 정통성을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톱다운 케미'가 오히려 외교의 작동이라는 측면에서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테리 선임연구원은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담판'만을 원하기 때문에 실무협상 등의 외교 채널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