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외형경쟁 지났다…수요보다 공급 봐야"
항공산업을 바라보는 관점을 '수요' 보다는 '공급' 측면에서 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동안은 항공주에 있어서는 해외여행 수요의 증가 등이 고려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항공사들의 공급측면을 분석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올해 항공산업에서는 이례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며 "그동안 해외여행 수요의 구조적 증가와 함께 움직여 온 항공업종 투자에서 이제는 공급환경의 변화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항공산업에서는 대외적인 변수들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3년 만에 새로운 항공사 3곳이 사업면허를 허가받았다. 보잉의 차세대 기종인 737 맥스가 두 차례 추락사고로 도입이 잠정 중단됐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한정 감사의견이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에 불을 지피며 결국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됐다.

최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도 재무 건전성이 우려되고 시장 지위를 잃어가는 양대 국적사에서 LCC(저비용항공사)로 이동했다"며 "어느새 상장된 LCC는 4곳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출국자수는 지난 5년 사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작년 한해 동안 전체 인구의 59%가 해외를 다녀온 셈이다. 같은 기간 국제선 여객수는 연평균 11%씩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저비용항공사들은 5년 동안 5배 성장했고 1분기 국제선 점유율이 12%에서 32%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항공산업, 외형경쟁 지났다…수요보다 공급 봐야"
그렇다고 저비용항공사가 맘놓고 공급을 늘리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저비용항공사의 경쟁력은 규모의 경제에서 비롯되는데, 인천공항 슬롯의 포화로 공급을 늘리려면 지방노선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 이러한 선순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항공업종은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것과 반대로 2분기에는 영업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주장했다. 연초 이후 유가가 올랐지만 유류할증료 수익은 단기적으로 줄어드는 구간이라서다. 비수기인 탓에 여객수요도 부진했다.

그는 "항공주는 2분기 실적부진이 예상된다"며 "이는 공급확대의 속도를 늦추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과 보잉 737 맥스 항공기의 도입지연을 반영해 올해 국제선 공급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8%에서 6%로 낮췄다.

다만 3분기는 다시 여행시장의 성수기인 만큼 기대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준의 유가가 이어진다면 유류비 부담은 10% 내외 줄어드는 데다가 일본노선의 기저효과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3분기 대외변수와 4분기의 비수기는 넘어야할 산이다.

한편 항공업종 개별종목으로는 대한항공에 대해 '매수' 의견과 목표주타 3만9000원을 제시했다. 제주항공(목표주가 4만6000원)과 진에어(2만5000원)에 대해서도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중립'의견을 내놓으면서도 "유동성 개선과 공급 구조조정 등 이제부터 시작될 긍정적 변화에 대해 관심을 키워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