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 돌파…'미래인재 확보'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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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글로벌 인재 모시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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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신입사원 정기공채를 없앴다. 대신 각 현업 부서가 필요한 인재를 수시로 뽑는 상시 공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 중 최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존 정기공채 방식으로는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복합하는, 미래 산업 환경에 맞는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며 “각 부서에 맞는 인력을 필요할 때마다 뽑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외부 인재 수혈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설원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객원교수를 미래혁신기술센터장으로 영입했다. 이로써 현대차 미래전략을 총괄하는 전략기술본부 내 고위직 3인방이 모두 외부 인사로 채워졌다. 본부장인 지영조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이다.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을 맡은 윤경림 부사장은 KT에서 일했다. 지난 4월엔 현대차가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신설하고 닛산 최고성과책임자(CPO) 출신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임명했다. 현대차가 외국인을 사장급 임원으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직원끼리 수평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도 공을 기울이고 있다. SK그룹은 올 하반기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직급이 폐지되면 부사장-전무-상무 등으로 나눠진 직급이 하나로 통일된다. 호칭도 본부장, 실장 등 직책으로 불린다. 직원 직급체계도 바꾸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팀장 직책을 없앴다. 직무 리더(PL)가 단위별 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방식이 됐다. SK텔레콤은 사내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LG그룹은 최고 경영진들이 직접 국내외를 다니며 인재를 뽑고 있다. 국내외 이공계 석·박사 과정 연구개발(R&D) 인재를 초청하는 ‘LG 테크 콘퍼런스’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다. 외부 인재 영입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LG화학 창립 이래 71년 만에 첫 외부 영입 최고경영자(CEO)였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주)LG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홍범식 사장, 김형남 부사장, 김이경 상무 등도 영입했다. (주)LG 경영전략팀장인 홍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글로벌디렉터(대표) 출신이다. (주)LG 자동차부품팀장인 김 부사장은 LG그룹에서는 드문 자동차업계 출신이다. 기아차·르노삼성·한국타이어 등을 거쳤다. (주)LG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 김 상무는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MSD)의 해외법인에서 약 12년간 근무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