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 플리토…외국기업만으로 가치 산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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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엔 비교 적합한 기업 없다"
해외기업 4곳의 PER 활용
2일까지 수요예측…시장서 결론
해외기업 4곳의 PER 활용
2일까지 수요예측…시장서 결론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에 도전하는 언어 빅데이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플리토가 공모가를 산정한 방식이 투자은행(IB)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플리토는 미래에 올릴 것으로 기대하는 순이익의 현재가치에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비교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곱해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이때 모든 비교기업을 호주의 에이펜(APPEN) 등 외국 기업으로 선정했다.
플리토 기업공개(IPO)의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플리토의 예상 기업가치는 983억~1190억원(희망 공모가 범위인 1만9000~2만3000원 기준)이다. 회사가 2021년 낼 것으로 예상하는 순이익인 110억원의 현재가치(48억원)에 비교기업 네 곳의 평균 PER인 31.6배를 곱한 다음, 할인율을 적용했다.
특이한 점은 비교기업 네 곳이 모두 외국 기업이라는 것이다. 호주 증시에 상장한 에이펜, 영국의 SDL PLC, 홍콩의 REF홀딩스와 HM 인터내셔널 홀딩스의 평균 PER이 활용됐고, 국내 기업은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의 PER을 활용하는 보통 사례와 다른 점이다. 이에 대해 플리토와 한국투자증권 측은 “국내 상장사 중에서 적합한 비교기업을 선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언어 빅데이터를 생성·판매하는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는 국내에서 플리토가 유일하기 때문에 비교기업을 모두 외국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국 증시에 상장하려는 기업의 가치를 외국 기업과의 비교만으로 산정하는 게 적합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국가별로 경제·산업정책, 환율의 영향, 산업 환경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교기업을 모두 외국 기업만으로 선정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비교기업으로 미국 캐터필러와 일본 고마쓰를 택한 두산밥캣(201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등 일부에 그친다.
IB업계에서는 결국 합당하게 기업가치를 산정했는지 여부는 시장에서 판단할 것이라 보고 있다. 플리토는 2일까지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받아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독특한 사업을 하는 기업에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인 사업모델 특례상장의 첫 성공 사례를 플리토가 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플리토 기업공개(IPO)의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플리토의 예상 기업가치는 983억~1190억원(희망 공모가 범위인 1만9000~2만3000원 기준)이다. 회사가 2021년 낼 것으로 예상하는 순이익인 110억원의 현재가치(48억원)에 비교기업 네 곳의 평균 PER인 31.6배를 곱한 다음, 할인율을 적용했다.
특이한 점은 비교기업 네 곳이 모두 외국 기업이라는 것이다. 호주 증시에 상장한 에이펜, 영국의 SDL PLC, 홍콩의 REF홀딩스와 HM 인터내셔널 홀딩스의 평균 PER이 활용됐고, 국내 기업은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의 PER을 활용하는 보통 사례와 다른 점이다. 이에 대해 플리토와 한국투자증권 측은 “국내 상장사 중에서 적합한 비교기업을 선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언어 빅데이터를 생성·판매하는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는 국내에서 플리토가 유일하기 때문에 비교기업을 모두 외국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국 증시에 상장하려는 기업의 가치를 외국 기업과의 비교만으로 산정하는 게 적합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국가별로 경제·산업정책, 환율의 영향, 산업 환경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교기업을 모두 외국 기업만으로 선정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비교기업으로 미국 캐터필러와 일본 고마쓰를 택한 두산밥캣(201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등 일부에 그친다.
IB업계에서는 결국 합당하게 기업가치를 산정했는지 여부는 시장에서 판단할 것이라 보고 있다. 플리토는 2일까지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받아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독특한 사업을 하는 기업에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인 사업모델 특례상장의 첫 성공 사례를 플리토가 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