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vs 조원진, 광화문 광장 혈전?…서울시, 약 3억 6000만 원 투입 [영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북한땅 밟은 트럼프…광화문 광장에 대형 화분
'천막' 빠진 광화문 광장에…대형 화분 80개
서울시, 광화문 광장 3차 천막 막겠다
국민 10명 중 6명 "천막 철거해야"
혈세 이미 3억 6000만원 이상 투입돼
'천막' 빠진 광화문 광장에…대형 화분 80개
서울시, 광화문 광장 3차 천막 막겠다
국민 10명 중 6명 "천막 철거해야"
혈세 이미 3억 6000만원 이상 투입돼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대형 화분 80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1일 화분 설치가 종료된 광화문 광장을 찾아보니 경찰인력이 50m 간격으로 배치돼 있었지만 소규모 시위 등을 빼면 한적하고 조용한 모습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광화문 광장서 철수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조원진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남북미 회담은 깜짝쇼였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자존심, 품격을 무너뜨렸다"고 폄하했다.
조 공동대표는 이날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우리공화당 현장지도부 및 최고위원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동맹은 한국의 생명줄,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했지만 DMZ 회담에 실망하고 분노를 느꼈다. 판문점은 미국과 북한의 사진 찍는 쇼쇼쇼(였다)"면서 "(우리공화당 천막과 관련해) 오늘이라도 광화문 광장에 갈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박원순 시장이 "조원진 대표 월급을 차압해서 철거비용 2억원을 끝까지 받아내겠다"고 한 데 대해 조 공동대표는 "코미디다"라며 "서울시에 수돗물에 문제가 있으면 서울시장한테 월급 가압류하나? 코메디 같은 얘기하고 있다.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서울시장이 잘못하면 손해배상은 서울시장이 다 내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당 대표가 당의 행위에 대해서 모든 법적인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하면 그건 누가 당대표 할 수 있는가. 당대표 못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자발적으로 광화문 광장을 비워준 우리공화당.
서울시는 앞서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로 떠나자마자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지게차 등을 이용해 대형 화분 80개를 설치했다. 우리공화당이 29일 방한(訪韓)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경호에 협조하기 위해 지난 28일 농성 천막과 차양 등 10개 동을 약 300m 떨어진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으로 옮긴 지 이틀 만의 일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광화문 천막을 철거해 이동설치하면서 “광화문광장엔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서울시는 대형 화분 설치에 대해 "우리공화당의 농성 천막 재설치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대형 화분들은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좌우측으로 160m 구간에 3m 간격으로 설치돼 이전과 같은 천막 재설치는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박 시장은 서울시가 강제 철거했던 우리공화당의 광화문 농성 천막이 하루 사이 늘어나자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강경입장을 전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조원진 대표의 월급 가압류를 신청하고 끝까지 받아낼 생각"이라면서 "철거 과정에서 보인 폭력적 행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다. 참여한 모든 사람을 특정해 형사고발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공화당 천막은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범정부 차원의 종합지원책으로 설치한 세월호 천막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면서 "우리공화당은 아무런 절차 없이 천막을 쳤고, 광화문광장에서는 정치적 집회를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우리공화당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천막 재설치를 시도할 경우 서울시와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광화문광장의 관리주체는 서울시로, 이곳에서 집회를 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허가를 받은 뒤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서의 ‘정치적 집회’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의 허가가 없었으므로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했고, 서울시는 이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있다.
천막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달 2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 우리공화당 천막에 대해 ‘시민에 불편을 주는 불법 천막이므로 행정대집행을 통해 철거해야 한다’는 응답은 62.7%로 집계됐다. ‘형평성을 고려해 우리공화당의 주장이 펼쳐지도록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응답은 26.2%였고, 모름·무응답은 11.1%로 나타났다. 우리공화당은 지난 5월 10일 광화문광장에 처음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그 뒤 3차례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낸 끝에 지난달 25일 천막을 강제 철거했다.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의 천막 3차 설치를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주변 일대에 설치한 대형 화분 80개 수종은 느티나무, 왕벚나무, 소나무, 배롱나무 등이었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시민들의 세금도 소모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25일 행정대집행에 쓴 돈은 2억 원이며 지난번 설치된 15개 화분은 개당 400만원, 이번에 설치된 80개 대형 화분은 개당 100만 원이다. 동원된 지게차 및 인건비를 포함해 단순 계산하면 화분 설치에만 1억6000만 원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광화문 광장은 모든 시민이 법적 절차따라 누구나 평온하게 활용할 수 있는 광장이므로 광장의 본질적 기능이 훼손 안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그에 대한 구체적 조치는 서울시에서 관리권 가지고 있고 경찰은 서울시의 요청 받아서 필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