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1조원 수출 / 사진 =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 1조원 수출 / 사진 =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이 글로벌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이하 NASH)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원 규모의 NASH 기술이전 계약을 수출했다고 1일 공시했다.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은 앞으로 내장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GLP-1과 FGF21 등 두 가지에 결합해 효과를 내는 이중작용제(dual agonist) NASH 혁신 신약을 공동 개발하게 됐다.

이번 계약의 총 기술수출 규모는 8억7000만 달러(약 1조53억원)로 유한양행은 4000만 달러와 함께 개발·허가와 매출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 8억3000만 달러를 베링거인겔하임에 받게 된다. 이는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이다. 여기에 이후 시판되는 치료제의 순매출액에 따른 경상기술료도 수령하게 된다. 후보물질 개발 과정에서 제넥신의 플랫폼 기술이 활용되었기에 총 기술수출액의 5%는 제넥신에 지급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의 1조 수출 훈풍에 주가는 25만3500원으로 전날보다 3.68%포인트 올랐다. 제넥신 역시 6만800원으로 전날보다 7.23%포인트 동반 상승했다.

현재 베링거인겔하임은 NASH의 특징 하나만을 표적 하는 방법으로는 중증 환자에게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방증·염증·섬유증이라는 NASH의 3가지 요인을 모두 표적해 치료하는 방법 개발에 목표를 두고 유한양행과 함께한다.

후보물질은 융합단백질로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하며 이 과정에서 바이오 기업 제넥신의 항체융합 단백질 플랫폼 기술 '하이브리드 FC'(Hybrid FC, Hy Fc)를 접목하게 된다. 전 임상 연구에서 지방간염 해소·항섬유화 효과를 내 간세포 손상을 막고 간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NASH 환자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약품 개발에 베링거인겔하임의 기술이 적용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바이오 벤처 제넥신의 기술이 접목된 이 후보물질은 유한양행과 바이오 의약품 관련 타사와의 첫 번째 사업 협력이다"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 경영이사회 혁신사업 담당 이사인 미헬 페레(Michel Pairet) 박사는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베링거인겔하임은 NASH 환자를 위한 차세대 치료 방법에 한 단계 더 가까워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적게 마시는데도 간에 5% 이상의 지방이 쌓여 간세포가 손상되는 단계를 일컫는 병명이다. 현재까지 최종 허가 문턱을 넘은 약이 없어 치료방법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