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유럽연합(EU)과 7년 내 무역품 99%가량의 관세를 없애는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했다.

로이터는 지난달 30일 쩐뚜언아인 베트남 산업통상부 장관과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이같이 합의하고 이날 FTA 서명식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EU가 아시아 개발도상국과 FTA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 간 FTA가 발효하면 EU는 즉시 베트남 상품 70.3%에 대한 관세를 없애고, 7년 안에 99.7%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베트남은 EU 상품의 64.5%를 즉시 무관세로 수입하고, 7년 안에 97.1%에 대한 관세를 없앤다.

베트남 국회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엔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EU 집행위도 FTA 서명 직후 비준안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유럽의회에 상정한 후 연내 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베트남과 EU 간 교역 규모는 10년 전 100억달러에서 작년 480억달러로 다섯 배가량 늘었다. 이번 FTA 체결로 베트남은 국내총생산(GDP)이 연 2.7%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EU 국가가 베트남 인권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FTA 비준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권 단체들은 FTA 비준의 전제 조건으로 베트남 인권 수준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