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중장기 철도 구축계획과 수소경제 산업시대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수소연료전지의 활용성에 대한 색다른 그림이 필요하다. 중소형 승용차 모델을 중심으로 개발된 100㎾급 수소전기차는 연비와 수소연료요금, 주행안정성 모두 만족스럽지만 수소를 700기압으로 고압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 400㎾급 대형운송수단인 수소열차와 버스는 350기압으로 충전 가능하고, 수소탱크 크기에도 민감하지 않다. 일정한 구간을 다니므로 도심 외곽의 차량 기지에서 충전할 수 있다. 따라서 대형운송수단과 수소연료전지의 결합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수소열차는 세계 여러 기업 연합체가 유럽에서 실증을 시작했다.
‘목포~베를린 수소열차 운행’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우선 여수와 울산의 부생수소를 이용한 운송·이송 충전 및 풍력 등과 연계해 수소를 생산하는 P2G(Power to Gas) 현장 초고순도 수소 충전망이 준비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잇는 수소철도 운행을 디자인해볼 수 있다. 광주~대구 달빛 내륙철도, 전북에서 출발해 전남·경남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산악열차, 부산~울산~대구 산업내륙열차, 제주~목포 해저열차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치밀하게 준비하면 서해안~시베리아~유럽 수소열차 운행도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한국은 지리적으로는 고립됐지만 바다와 하늘을 통한 물류 운송으로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다. 수소경제 활성화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 즉 다음 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의 행복한 성과가 선순환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재영 < 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