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SM그룹에 편입된 대한해운…빚 1兆 급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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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재무 리포트
선박 투자·건설부문 지원
신용등급 투자적격 최하단에
선박 투자·건설부문 지원
신용등급 투자적격 최하단에
▶마켓인사이트 6월 28일 오전 11시16분
국내 2위 벌크선사인 대한해운 차입금이 최근 3년여에 걸쳐 1조원 넘게 늘어났다. 2013년 삼라마이더스(SM)그룹 계열 편입 이후 선박 도입과 계열사 지원 관련 대규모 지출을 빚으로 충당해온 탓이다. 신용등급도 지난해 투자적격 최하단으로 떨어져 추가적인 빚 부담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빚 부담에 주가 발목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대한해운의 총차입금은 지난 3월 말 현재 연결 재무제표 기준 1조9652억원에 달한다. 2015년 말 8821억원에서 3년여 사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SM그룹 편입 첫해인 2013년 말 전체 빚은 7522억원으로 지금의 40% 수준이었다.
빚이 급증한 건 과감한 선박 투자와 계열사 지원 때문이다. 2016년 인수한 종속회사 대한상선(옛 삼선로직스)은 계열 편입 이듬해인 2017년 차입을 통해 약 3000억원어치 중고 컨테이너선 17척을 도입했다. 대한해운 자체적으로도 작년 말 현재 신조선 발주잔액이 약 7000억원에 이르는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운업과 함께 SM그룹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건설사업 관련 지원도 재무 부담을 키웠다. 대한해운은 2015년부터 충북 청주시 오송 아파트 신축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 말까지 토지취득 대금 등으로 448억원을 지출했다.
대한해운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일부 계열사에 현금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대한상선에 110억원, 동아건설산업에 350억원, 우방산업에 130억원을 대여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이 같은 재무부담 증가 추세를 반영해 지난해 6월 대한해운 단기신용등급을 투자적격 최하단인 ‘A3-’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회사의 대외 신인도 악화는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해운 주가는 2017년 한때 3만6000원을 웃돌았으나 최근 2만60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437억원으로 2017년(1009억원) 대비 약 40% 증가한 것과 정반대 움직임이다.
그룹 확장 전략 우려
신용평가업계에선 우오현 회장이 이끄는 SM그룹의 공격적인 외형 확대 전략과 해운업황의 변동성이 대한해운 재무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988년 설립한 삼라건설을 모태로 성장한 SM그룹은 주요 계열사 대부분을 인수합병(M&A) 방식으로 끌어안았다. 2016년 대한상선(인수비용 196억원)과 동아건설산업(383억원), 한진해운의 사업부문이었던 SM상선(370억원) 등 여섯 곳을 인수했다. 2017년에는 경남기업과 한일개발을 총 1115억원에 사들였다. 작년에는 삼환기업 등 여섯 곳을 1400억원에 인수했다.
SM그룹은 6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현재 9조8000억원에 달한다. 2017년 7조원, 2018년 8조6000억원에 이어 매년 빠르게 성장해왔다. 계열 건설사들도 공공공사 수주에 공격적으로 참여하며 외형 성장을 뒷받침했다.
그룹의 과도한 차입 확대로 일부 계열사가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해운은 주로 만기 3개월짜리 전자단기사채로 부족한 영업 현금을 보충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현재 발행 잔액은 610억원, 금리는 연 4.6%다. 경쟁회사인 팬오션이 최근 연 2.2% 금리로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 것에 비해 높은 금융비용을 물며 단기차입을 반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의 핵심 축인 해운업과 건설업 모두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사업”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 계열사들이 다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2000년대 중반 호황기에 선박을 비싼 값에 대규모로 빌려 쓰는 영업(용선)을 확대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1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국내 2위 벌크선사인 대한해운 차입금이 최근 3년여에 걸쳐 1조원 넘게 늘어났다. 2013년 삼라마이더스(SM)그룹 계열 편입 이후 선박 도입과 계열사 지원 관련 대규모 지출을 빚으로 충당해온 탓이다. 신용등급도 지난해 투자적격 최하단으로 떨어져 추가적인 빚 부담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빚 부담에 주가 발목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대한해운의 총차입금은 지난 3월 말 현재 연결 재무제표 기준 1조9652억원에 달한다. 2015년 말 8821억원에서 3년여 사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SM그룹 편입 첫해인 2013년 말 전체 빚은 7522억원으로 지금의 40% 수준이었다.
빚이 급증한 건 과감한 선박 투자와 계열사 지원 때문이다. 2016년 인수한 종속회사 대한상선(옛 삼선로직스)은 계열 편입 이듬해인 2017년 차입을 통해 약 3000억원어치 중고 컨테이너선 17척을 도입했다. 대한해운 자체적으로도 작년 말 현재 신조선 발주잔액이 약 7000억원에 이르는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운업과 함께 SM그룹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건설사업 관련 지원도 재무 부담을 키웠다. 대한해운은 2015년부터 충북 청주시 오송 아파트 신축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 말까지 토지취득 대금 등으로 448억원을 지출했다.
대한해운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일부 계열사에 현금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대한상선에 110억원, 동아건설산업에 350억원, 우방산업에 130억원을 대여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이 같은 재무부담 증가 추세를 반영해 지난해 6월 대한해운 단기신용등급을 투자적격 최하단인 ‘A3-’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회사의 대외 신인도 악화는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해운 주가는 2017년 한때 3만6000원을 웃돌았으나 최근 2만60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437억원으로 2017년(1009억원) 대비 약 40% 증가한 것과 정반대 움직임이다.
그룹 확장 전략 우려
신용평가업계에선 우오현 회장이 이끄는 SM그룹의 공격적인 외형 확대 전략과 해운업황의 변동성이 대한해운 재무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988년 설립한 삼라건설을 모태로 성장한 SM그룹은 주요 계열사 대부분을 인수합병(M&A) 방식으로 끌어안았다. 2016년 대한상선(인수비용 196억원)과 동아건설산업(383억원), 한진해운의 사업부문이었던 SM상선(370억원) 등 여섯 곳을 인수했다. 2017년에는 경남기업과 한일개발을 총 1115억원에 사들였다. 작년에는 삼환기업 등 여섯 곳을 1400억원에 인수했다.
SM그룹은 6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현재 9조8000억원에 달한다. 2017년 7조원, 2018년 8조6000억원에 이어 매년 빠르게 성장해왔다. 계열 건설사들도 공공공사 수주에 공격적으로 참여하며 외형 성장을 뒷받침했다.
그룹의 과도한 차입 확대로 일부 계열사가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해운은 주로 만기 3개월짜리 전자단기사채로 부족한 영업 현금을 보충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현재 발행 잔액은 610억원, 금리는 연 4.6%다. 경쟁회사인 팬오션이 최근 연 2.2% 금리로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 것에 비해 높은 금융비용을 물며 단기차입을 반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의 핵심 축인 해운업과 건설업 모두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사업”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 계열사들이 다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2000년대 중반 호황기에 선박을 비싼 값에 대규모로 빌려 쓰는 영업(용선)을 확대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1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