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 무기체계 선진화 사업에 참여한다. 한화그룹은 탄약부터 장갑차, 레이더에 이르는 다양한 무기를 제조하고 있다. 세계 3위 무기 수입국인 사우디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를 물색해 왔다.

사우디 국영 방산업체인 사우디아라비아방위기업(SAMI)은 지난달 2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주)한화,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3개사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성수 한화디펜스 사장이 계열사들을 대표해 협약식에 참석했다.

가칭 ‘SAMI-한화 군수시스템’으로 명명된 합작사는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에 설립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우선 사우디 내에서 탄약을 비롯한 군수품 제조와 판매에 주력한다. SAMI는 “합작사는 향후 미사일, 지휘·소통 체계, 전투용 차량, 해군 작전 시스템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수 사장은 “한화는 탄약 등 군수품부터 레이더와 같은 첨단 전자 방어 체계까지 다양한 방산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우디 요청에 따라 현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사우디는 2017년 기준 국방비 694억달러(약 80조4000억원)를 지출했다. 미국(약 6100억달러), 중국(약 2280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다. 상당 부분을 미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사우디는 최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중심으로 석유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산업을 육성하는 ‘사우디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방산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SAMI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2017년 설립됐으며, 항공, 지상 방어, 미사일, 방산전자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사우디는 SAMI를 통해 국방비 예산의 절반 이상을 국내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이런 사우디의 전략을 기회 삼아 방산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