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면 적금 우대금리를 주고, 많이 걸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금융사들이 ‘재미’를 더한 금융상품을 너도나도 내놓고 있다. 고객 참여를 이끌어내는 금융 상품이나 마케팅도 다양하다.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하면서 돈을 불릴 기회가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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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돈 모은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8일 모바일 주사위 게임에서 높은 레벨에 오를수록 우대금리를 붙여주는 ‘쏠 플레이 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연 1.9%. 게임에 참여하면 0.2%포인트를 얹어준다. 레벨을 한 단계 올릴 때마다 0.04%포인트씩 최대 10단계까지 우대금리를 더 쌓을 수 있다.

주사위를 굴리는 인원은 하루 최대 5800명에 달한다. 중복 참여까지 포함하면 주사위 게임 접속자는 하루 1만3000명씩 몰린다. 이 상품은 출시 1주일 만인 지난달 26일 19억6923만원을 끌어모았다.

국민은행은 광고모델인 방탄소년단(BTS)의 데뷔일(6월 13일)과 소속 멤버 7명의 생일에 예금하면 그날 입금한 금액에는 우대금리를 적용해준다. 일명 ‘해피 BTS데이 우대금리’다. BTS 팬층을 겨냥한 특화 전략이다.

농협은행의 ‘NH올원해봄적금’은 돈을 넣을 때마다 고객의 도전과제 실천 여부를 체크한다. 금연, 다이어트, 커피 안 마시기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하면서 돈을 불리는 식이다. 목표 달성률이 높으면 최대 1%포인트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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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만 해도 혜택 쏙쏙

많이 걸을수록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은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곳곳에서 볼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누적 걸음 수에 따라 금리를 우대해주는 ‘도전 365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11개월간 걸음 수가 200만 보 이상이면 1%포인트를 주고 300만 보 이상과 350만 보 이상엔 각각 2%포인트, 2.35%포인트를 준다.

KB국민카드의 ‘워킹업 카드’는 매월 30만 보를 걸으면 카드 이용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제공한다. AIA생명은 하루 7000보를 걸으면 50포인트, 1만2500보를 달성하면 100포인트를 준다. 포인트에 따라 등급이 나뉘고, 보험료 할인폭이 달라진다.

이 밖에 고객이 참여하면 혜택을 주는 방식의 마케팅도 많다. KB국민카드는 매일 오후 10시 앱(응용프로그램) ‘리브메이트’를 통해 ‘오늘의 퀴즈’를 낸다. 상식 역사 문화 등 제출 영역은 매일 바뀐다. 퀴즈 정답을 맞히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10~15포인트를 지급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1주일에 평균 30만 명 이상이 퀴즈 이벤트에 참여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송금 업체인 토스는 ‘행운퀴즈’로 매일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다. 토스 회원이 행운 퀴즈를 여러 명과 공유하는 형태다. 공유받은 상대방이 퀴즈를 맞히면 최대 200만원까지 당첨금을 준다. 공유자에게도 동일한 금액을 지급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은 재미를 더하면서 고객 참여까지 이끌어내야 주목받을 수 있다”며 “금융사마다 차별화 전략을 짜는 데 공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