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국제회의 개회사…"피해자 고통 끝나지 않아"
강경화 "위안부 피해자 목소리 귀 기울여 명예회복 도움 줄 것"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피해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들의 명예회복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외교부가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국제회의 개회사에서 "이제까지 위안부와 관련한 노력에 있어서 생존자 중심의 접근법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생존자들의 희망이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정의를 지지한다는 측면에서 피해자 중심의 접근법을 취해왔다"면서 "이들의 존엄과 명예를 다시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고, 현 세대와 후 세대가 과거에서 교훈을 배울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12월 발표된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으며, 해결 노력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인식을 거듭 밝힌 것이다.

강 장관의 발언은 지금도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선 생존자 중심의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성폭력 범죄는 여전히 많은 분쟁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다"면서 "한국 역시 많은 어린 소녀와 여성들이 이른바 위안부라는 미명 하에 세계 2차 세계대전 당시 큰 고통을 겪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고통과 아픔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의 역사적 경험에 기반해 한국 정부는 매우 활발하게 여성과 평화, 그리고 안보 어젠다에 참여하기 위한 국제노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생존자 중심 접근법은 우리가 노력을 경주하는 과정에서 핵심 원칙이 돼야 한다"면서 "생존자들이 분쟁 이후의 상황에서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에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 박사도 기조연설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