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2일 오후 2시45분

“AJ렌터카 매각자금은 AJ네트웍스의 핵심사업과 관련있는 분야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인수합병(M&A)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죠. 올해 안에 사용처를 확정지을 예정입니다.”
윤규선 AJ네트웍스 지주부문 사장이 2일 서울 송파구 AJ네트웍스 본사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AJ네트웍스  제공
윤규선 AJ네트웍스 지주부문 사장이 2일 서울 송파구 AJ네트웍스 본사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AJ네트웍스 제공
윤규선 AJ네트웍스 지주부문 사장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사성어 불비불명(不飛不鳴·날지도 울지도 않는다)을 인용하며 이같이 말했다. “AJ렌터카 매각을 계기로 회사 체질을 바꾸기 위해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사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M&A 매물을 검토하며 신규 사업도 발굴 중”이라고 했다. AJ네트웍스가 지난 1월 초 AJ렌터카를 SK네트웍스에 매각한 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나온 회사의 공식 입장이다.

[마켓인사이트] "AJ렌터카 매각 자금으로 M&A 등 추진…연내 확정"
증권가는 알짜 자회사였던 AJ렌터카를 매각한 AJ네트웍스의 다음 행보에 주목해왔다. 2787억원 규모의 AJ렌터카 매각자금을 어디에 쓸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매각 뒤 6개월 동안 회사가 침묵을 이어가자 시장에선 추측이 난무했다. 그 사이 주가는 저평가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AJ네트웍스의 종가(5350원)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2505억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윤 사장은 “매각대금 중 약 800억원은 링커블 등 AJ렌터카의 여러 자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데 썼고, 2000억원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사용처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그는 “M&A나 기존 사업 확대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며 “단순한 재무구조 개선 용도로 쓸 계획은 없다”고도 했다.

회사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던 AJ렌터카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도 증권가의 관심사다. 윤 사장은 “시장 1~2위의 위상을 가진 B2B(기업 간 거래) 렌털, 주차 시스템과 중고차 유통 등 모빌리티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물류에 쓰이는 팰릿, 건설장비, OA(사무자동화) 장비 렌털 사업도 꾸준히 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주차장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AJ파크의 실적 증가세가 가파르다. 올해 베트남 시장 진입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등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자동차 경매장을 운영하는 AJ셀카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윤 사장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베트남 등 해외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와 댈러스의 건설장비 렌털회사를 사들인 데 이어 캘리포니아 소재 회사도 조만간 인수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역시 지난해 인수한 미국 중고차 유통회사인 오토갤러리도 현지 사업용 부동산을 매입할 예정이다. AJ토탈은 냉동창고 사업 확대를 위해 베트남 호찌민의 부지를 매입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하노이에도 부지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윤 사장은 “베트남의 단백질 소비 및 단체급식·외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현지 냉동창고 사업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그는 “B2B 렌털 부문의 실적은 이미 지난해 실적을 웃돌고 있고, AJ파크와 AJ셀카의 매출 증가도 이어지고 있다”며 “주주들의 기다림에 보답하기 위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 아주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AJ네트웍스는 문덕영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문 부회장은 고(故) 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의 3남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