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는 ‘슬러시’(사진), 미국에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가 있다면 한국에는 ‘컴업’이 있다.

올가을엔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축제가 열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첫 행사를 오는 11월 개최할 계획이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을 해외 벤처캐피털(VC)에 알리고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를 돈독하게 하려는 의도다,

세계적인 스타트업 행사는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다.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 축제로 알려진 핀란드 슬러시는 모바일 게임업체 로비오 창업자인 페테르 베스테르바카가 만들었다. 처음엔 창업자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소규모 행사였다. 베스테르바카는 2011년 로비오의 게임 ‘앵그리버드’가 대성공을 거둔 뒤 슬러시를 핀란드 청년들의 손에 넘겨줬다. 그 이후엔 알토대 대학생들이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는 언론사가 만든 행사다. 2007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와 미국 지식검색 포털업체 마할로의 제이슨 칼라카니스 대표가 협력해 행사를 일궜다. 언론사가 주최하는 행사의 특성상 남다른 경쟁력을 증명한 기업들이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파일공유 서비스로 유명한 드롭박스, 기업용 트위터로 알려진 야머 등이 대표적인 ‘디스럽트 스타’로 꼽힌다.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는 1987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음악 축제로 첫발을 내디뎠다. 행사가 커지면서 영화와 멀티미디어 부문을 추가했고 1990년대 말엔 멀티미디어 부문의 명칭을 인터랙티브 부문으로 바꿨다. 그 결과 전 세계 예능인과 창업자들이 한데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융복합 축제가 됐다.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은 세계 시장을 노리는 스타트업에 보탬이 된다. 평소에 만나기 힘든 유명 창업자와 투자자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다. 피칭(발표) 행사를 통해 자신들의 사업을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2016년 슬러시에서 피칭 행사 ‘톱4’에 오른 한국 스타트업 스케치온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