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회계법인의 회계인력 ‘싹쓸이’가 심해지고 있다. 감사시간을 늘려 외부감사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신(新)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에 따라 대형 회계법인의 업무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회계사들의 몸값도 뛰고 있다.

4대 회계법인, 회계사 '싹쓸이'…몸값도 高高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까지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삼정KPMG와 EY한영의 지난 한 해(2018년 4월~2019년 3월) 공인회계사 수는 각각 191명, 150명 순증했다. 전년 순증 인원(각각 35명, 90명)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신규 채용도 급증세다. 삼일PwC와 삼정KPMG는 300명 이상씩,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은 각각 200명 이상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경력직을 빼더라도 회계사 합격 인원 대부분을 4대 회계법인이 데려가고 있다. 지난해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904명 중 792명(87%)이 4대 회계법인에 들어갔다.

‘빅4’가 회계인력을 빨아들이면서 중형 회계법인들은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 100억원 이상을 낸 회계법인 20곳 중 이날까지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법인(16곳)을 분석한 결과, 7곳은 인원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입 회계사들의 몸값도 오르고 있다. 4대 회계법인은 1년차 회계사에게 수당 등을 합쳐 5500만원 전후의 연봉을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4000만원대 중반에서 20% 이상 늘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