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로 11년째 접어들어…확장 강도는 둔화

미국 경제가 공식적으로 '역대 최장' 확장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면서 2009년 6월부터 시작된 경기확장이 만 10년을 넘어선 것이다.

2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 확장세는 이번 달로 121개월째를 기록했다.

이는 '닷컴버블 붕괴'로 마무리된 기존 기록 120개월(1991년 3월~2001년 3월)을 넘어선 것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1854년 이후로 관련 통계를 집계해왔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의 평균 경기 확장세는 58개월로, 현재의 확장세가 평균의 갑절을 넘는 셈이다.

지난 10년간 미국 경제는 연평균 2.3% 성장했으며, 120개월 동안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5%가량 불어났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미국 경제가 역사상 가장 긴 확장을 기록하게 됐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경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수백만 개의 일자리와 3% 웃도는 성장률, 증시 신기록을 만들어냈다"고 썼다.
美 경기확장세 121개월째 지속…역대 최장 신기록
미·중 무역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당분간 미국 경제의 확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여건은 '반세기만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뉴욕증시를 비롯한 자산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경기 확장세를 뒷받침하겠다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기부양에 진력하고 있는 점도 고려할 대목이다.

이 때문에 최소한 내년까지는 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위기다.

다만 확장 강도는 둔화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대대적으로 단행한 감세 정책의 효과가 대부분 소멸한 데다, 트럼프발(發) 무역 전쟁의 충격은 점차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4%대로 정점을 찍고 3분기 3.4%, 4분기 2.2%로 급격히 하락했다.

올해 1분기 3.1%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재고투자를 비롯한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2분기 GDP 성장률을 1.5%로 추락할 것으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추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