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윤 칼럼] 김상조·이호승, 제조업 지키기 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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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제전쟁 와중에
日, 수출규제로 한국 압박
靑, 정책실장·경제수석에
외교·통상 非전문가 배치
글로벌 제조업 패권 경쟁서
한국만 외톨이 될 수도
현승윤 이사대우·독자서비스국장
日, 수출규제로 한국 압박
靑, 정책실장·경제수석에
외교·통상 非전문가 배치
글로벌 제조업 패권 경쟁서
한국만 외톨이 될 수도
현승윤 이사대우·독자서비스국장
![[현승윤 칼럼] 김상조·이호승, 제조업 지키기 잘 할까](https://img.hankyung.com/photo/201907/AA.20016109.1.jpg)
여기에 일본마저 가세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내놨다. 다음달부터는 전략물자 수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 추가로 규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업 세계 4강’이 가능할까.
맥킨지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 세계 순위는 1985년 15위, 1995년 9위, 2005년 8위, 2015년 5위다. 우리 앞에 있는 국가는 이제 중국 미국 일본 독일뿐이다. 대단한 성과다.
제조업 세계 4강이 되려면 독일을 제쳐야 한다. 2017년 기준 독일 제조업의 부가가치 생산액은 7599억달러, 한국은 4220억달러다. 뒤집기에는 격차가 크다.
한국 제조업이 급성장한 데는 외교가 큰 역할을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 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이승만 정부는 미국 주도 자유무역체제에 재빨리 합류했다. 박정희 정부는 1960년대 한·일 국교 정상화로 일본 시장과 자본, 기술 협력을 이끌어냈다. 소련이 붕괴된 1990년대에는 노태우 정부가 과감한 북방정책으로 중국 등 새 시장을 열었다. 2000년대 들어 노무현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시장 개방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였다.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이런 외교정책들이 꾸준히 나왔기 때문에 제조업 강국이 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산업정책이 없다고 말하는데, 진짜로 없는 것은 외교정책이다. 외국은 ‘나라 밖에 있는 시장’이다. 외교와 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외교에 실패했다는 것은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을 얻지 못했다는 뜻이다.
일본은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국가다.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협력 체제를 회복해야 한다. 일본 아베 신조 정부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도, 감정적 애국주의로 대응하는 것도 좋지 않다.
청와대는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선포한 지 이틀 만에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교체했다. 신임 김상조 정책실장은 시민단체 출신의 ‘재벌 공격수’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호승 경제수석은 기획재정부 출신의 경제정책 전문가다. 두 사람 모두 제조업 정책과 통상·외교 문제를 다뤄본 적이 없다. 한마디로 ‘국내용’이다.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