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3일 오후 2시35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연이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 및 인수합병(M&A) 등으로 상당한 자금을 쏟아붓게 되자 ‘실탄’ 확보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대 4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공모로 이달 말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 3월 4000억원어치를 발행한 지 4개월 만에 다시 채권 발행시장 문을 두드린다. 채권 만기는 짧게는 3년, 길게는 20년 수준까지 검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99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금까지 국내 민간기업이 발행한 원화채권 중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1월 발행금액(4200억원)까지 합하면 올해 회사채시장에서만 1조4100억원을 조달했다.

KT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극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200억엔)과 11월(300억엔) 사무라이본드(외국 기업이 일본에서 발행하는 엔화채권) 발행을 통해 500억엔(약 5400억원)을 마련한 이 회사는 올초 국내 회사채시장에서도 5000억원을 조달했다. 올 하반기에도 자금조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최근 5G 시대가 열리면서 이와 관련한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M&A에도 한창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케이블TV업체 티브로드를 품은 데 이어 디지털 미디어대행사인 인크로스도 인수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하기로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KT도 또 다른 대형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 인수를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다. 연이은 자금조달로 차입 규모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들 세 통신사의 합산 차입금은 2017년 말 17조4941억원에서 올 1분기 말 21조888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 3월 SK텔레콤의 신용등급(A-)에 ‘부정적’ 전망을 달았다. 지금처럼 수익성 악화와 차입금 증가가 지속되면 등급을 떨어뜨리겠다는 경고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