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종합감사 이어 잇단 '사학 옥죄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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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친족은 개방이사 못한다"
사학혁신위, 10개 권고안 발표
교육부 "권고안 최대한 수용"
이달 말까지 제도개선안 발표
사학혁신위, 10개 권고안 발표
교육부 "권고안 최대한 수용"
이달 말까지 제도개선안 발표
교육부 자문기구인 사학혁신위원회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립학교 설립자 및 친족은 학교법인의 개방이사 선임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라고 교육부에 권고했다. 혁신위는 또 사립이라도 학교 임원이 심각한 비리를 저지르면 임원직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하라고 했다. 혁신위는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 열 가지를 제시했다.
교육부는 혁신위 권고를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16개 대형 사립대 종합감사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사학 설립자 및 친족들의 학교 운영 개입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사학 길들이기’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학 측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학의 자율성을 외면하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가족은 개방이사 불가능”
혁신위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사립대 공공성 강화 △사학 임원의 책무성 강화 △사학 교원의 교권 강화 △비리 제보 활성화 및 제보자 보호 등 네 개 분야에서 제도개선 권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우선 사립대 공공성 제고를 위해 개방이사 자격을 강화했다. 개방이사는 사학 운영을 중립적으로 감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설립자 친족이 개방이사를 맡는 서례가 많아 실질적인 견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혁신위는 학교에서의 ‘족벌경영’을 막기 위해 설립자 및 친족, 당해 법인 이사 및 감사 경력자는 개방이사 선임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라고 교육부에 권고했다. 설립자 및 임원과 친족관계인 교직원 수도 공시하라고 요청했다.
혁신위는 또 사립학교 임원이 국가공무원법에서 준용하는 결격 사유에 해당하면 임원직을 유지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00만원 이상의 배임·횡령을 저지른 임원에 대해선 시정 요구 없이 임원 취임을 취소토록 법령을 개정하라고도 했다. 현행 법률엔 횡령 등 비리를 저지르면 임원 취임을 취소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 금액이 제시돼 있지 않아 비리를 저질러도 퇴직시키는 경우는 드물었다.
사학 길들이기 논란
박상임 사학혁신위원장은 “일부 사학이 주어진 자율성을 남용해 채용비리와 회계부정을 일삼아 왔다”며 “혁신위는 사학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이와 같은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혁신위의 권고안을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최은옥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은 이날 “2017년 12월 출범한 혁신위가 장기간 논의해 발표한 만큼 권고안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며 “7월 말까지 교육부 차원의 제도개선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대학들은 크게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임용권자가 교원을 재임용하는 권한까지도 “객관화된 지표로만 하라”며 제한하는 등 사학 자율성을 해치는 항목이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권고안은 지난달 24일 교육부가 16개 대형 사립대에 대한 대대적 종합감사 계획을 발표한 지 9일 만에 나왔다.
사학단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이날 “이번 권고안은 사학 운영의 독자성과 자주성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며 “일부 학교법인의 비리를 빌미로 대다수 학교법인까지 비리 집단으로 일반화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반면 교수들의 모임인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설립자 친인척이 이사회에 포진해서 총장 선임을 좌지우지하는 등 문제가 많았는데, 관련 개선안이 담겼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교육부는 혁신위 권고를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16개 대형 사립대 종합감사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사학 설립자 및 친족들의 학교 운영 개입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사학 길들이기’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학 측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학의 자율성을 외면하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가족은 개방이사 불가능”
혁신위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사립대 공공성 강화 △사학 임원의 책무성 강화 △사학 교원의 교권 강화 △비리 제보 활성화 및 제보자 보호 등 네 개 분야에서 제도개선 권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우선 사립대 공공성 제고를 위해 개방이사 자격을 강화했다. 개방이사는 사학 운영을 중립적으로 감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설립자 친족이 개방이사를 맡는 서례가 많아 실질적인 견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혁신위는 학교에서의 ‘족벌경영’을 막기 위해 설립자 및 친족, 당해 법인 이사 및 감사 경력자는 개방이사 선임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라고 교육부에 권고했다. 설립자 및 임원과 친족관계인 교직원 수도 공시하라고 요청했다.
혁신위는 또 사립학교 임원이 국가공무원법에서 준용하는 결격 사유에 해당하면 임원직을 유지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00만원 이상의 배임·횡령을 저지른 임원에 대해선 시정 요구 없이 임원 취임을 취소토록 법령을 개정하라고도 했다. 현행 법률엔 횡령 등 비리를 저지르면 임원 취임을 취소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 금액이 제시돼 있지 않아 비리를 저질러도 퇴직시키는 경우는 드물었다.
사학 길들이기 논란
박상임 사학혁신위원장은 “일부 사학이 주어진 자율성을 남용해 채용비리와 회계부정을 일삼아 왔다”며 “혁신위는 사학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이와 같은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혁신위의 권고안을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최은옥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은 이날 “2017년 12월 출범한 혁신위가 장기간 논의해 발표한 만큼 권고안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며 “7월 말까지 교육부 차원의 제도개선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대학들은 크게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임용권자가 교원을 재임용하는 권한까지도 “객관화된 지표로만 하라”며 제한하는 등 사학 자율성을 해치는 항목이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권고안은 지난달 24일 교육부가 16개 대형 사립대에 대한 대대적 종합감사 계획을 발표한 지 9일 만에 나왔다.
사학단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이날 “이번 권고안은 사학 운영의 독자성과 자주성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며 “일부 학교법인의 비리를 빌미로 대다수 학교법인까지 비리 집단으로 일반화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반면 교수들의 모임인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설립자 친인척이 이사회에 포진해서 총장 선임을 좌지우지하는 등 문제가 많았는데, 관련 개선안이 담겼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