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앞장서서 분노 조장…증오 정치만 반복"
오늘 대한민국은 불안과 공포…'조작·은폐 정권' 국정조사 해야
정의용·서훈 경질 주장…노조 사회적 책임 강조하기도
패스트트랙은 악의 탄생…저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이 아닌 정권의 절대권력 완성을 위해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이것이 바로 이코노미스트지가 말한 '신독재' 현상과도 부합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분노의 여론을 자극하고, 좌 편향 언론과 극렬 세력의 돌팔매질이 시작되는 등 문재인 정권은 증오의 정치만을 반복해왔다"며 "독재는 스스로 독재임을 인지하지 못한다.

야당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붉은 수돗물, 은명초 화재사건, 경제위기와 일본의 통상보복 등을 '재앙'이라고 거론하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하나로 규정하자면 '불안'"이라며 정부 실정 비판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정치 불안은 거의 공포 수준"이라며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을 쪼개고 가르고, 6·25 전사자 앞에서 김원봉을 추켜세워 스스로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망각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겨냥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이벤트이든, 문재인 대통령의 총선 이벤트이든 상관없다"면서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북핵 폐기는 시작도 안 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이 우리 국민을 겨냥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라 괜찮다'고 하고, '북핵 동결'이 미국에서 언급되는데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마디도 말 못 하는 '객'(客), 손님을 자처했다"며 "'사실상의 종전선언'을 규정한 문 대통령의 섣부른 발언은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힘을 실어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지난 3월 제안했던 대북특사와 유사한 제안을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께서 하셨다"며 "북한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북한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한민국 국민의 목소리를 전할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 주민도 자유가 누릴 수 있어야 진정한 평화일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에 먼저 수시 이산가족 상봉과 서신 교환을 관철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일 삼각 공조는 동북아 안정의 핵심축으로, 한일관계 역시 자유의 관점에서 복원돼야 한다"며 "일본 정부는 즉각 통상보복을 철회하라. 문 대통령도 대일외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일본 정부가 일찌감치 통상보복을 예고해왔음에도 수수방관하며 사태를 악화시켰다"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다차원·다채널 외교가 시급하며, 즉각 긴급 의회 외교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향해 '조작·은폐 본능' 정권이라고 칭하면서 "통계를 조작해 일자리 착시를 유발하고, 대통령 딸 부부 의혹을 철저하게 숨기면서 의혹을 제기하면 보복까지 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동력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 관련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발표는 청와대가 각본·연출한 퍼포먼스에 불과하며 아무도 믿지 못하는 '셀프 면죄부 조사'"라며 "정의용 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등 안보라인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했다.

또 "청와대, 국정원, 국방부, 통일부 등 관련 기관 전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며 "국정교과서의 집필·출판·인쇄 제도 전반에 걸친 국정조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그는 ▲ 노조의 사회적 책임 ▲ 노동 법규 개혁 ▲ 작지만 강한 정부 ▲ 공교육 개혁 ▲ 노후 인프라 교체 등을 열거하며 "문재인 정부는 틀렸다.

한국당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겉으로 '친노동'을 표방하지만 '친노조', '친민노총'일뿐 가장 반노동적인 정책을 편다"며 "이제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도 필요한 만큼 '노조의 사회적 책임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산업 등장과 시장 다변화에 따라 노동 패러다임도 급격히 변하고 휴식과 노동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만큼, '일할권리보장법'으로 주52시간제 피해를 최소화하고, '쪼개기알바방지법'으로 주휴수당 부작용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범위한 기업 탄압과 별건 수사, 먼지털기식 수사, 경연간섭이 반복되는데 어느 기업인이 투자와 신규 고용에 나서겠는가"라며 "친(親)기업-반(反)기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과감히 벗어나 기업인을 존중하고 애국자로 보는 시각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 기업가들을 추켜세우던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에 씁쓸함이 느껴졌다"며 "해외 진출을 위한 외교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해외 기업 유지를 위한 세일즈에도 적극 나섰던 과거 대통령들의 모습을 문 대통령에게서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의 과도한 개입의 예로 '문재인 케어'를 거론하면서 "무분별하게 혜택을 늘려 의료시장을 붕괴시키고, 급격하게 고갈된 재원을 채우기 위해 건강보험료 폭탄을 터뜨리고 있다"며 "비현실적 공약으로 국민의 환심을 산 뒤 뒷수습은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좌파 복지 정책의 민낯"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건강보험료 인상을 막고 건보기금을 정상화하겠다"며 "건보 적립금 사용 시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법을 개정하고, 건보 재정과 보험료 증가에 대한 종합 계획을 정부로부터 제출받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데 대책 마련은커녕 원인 규명도 못하고 있다"며 "매년 10조원씩 투자해 10년 간 전국의 노후화된 인프라를 교체하는 '생명안전인프라 뉴딜'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인한 국회 파행 장기화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 이다.

국회 정상화의 첫 단추를 꿰기까지 너무 오래걸렸다"며 "민주주의에 숨겨진 악은 다수의 횡포로, 지난 패스트트랙이 그 악의 탄생이었고 한국당은 저항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