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원·달러 환율, 1170원대 재진입…"무역분쟁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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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상승(원화 가치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2차 휴전’으로 환율이 떨어질 것이란 예상과 정반대 움직임이다.
전문가들은 무역협상 분위기가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는 경계감과 위안화 약세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 중후반까지 올라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26분 기준 전날보다 1.20원 내린 1170.1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1.80원 떨어진 1169.50원에 장을 시작한 뒤 장중 한때 상승 전환하는 등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이다.
전날에는 지난달 19일(종가 기준 1176.10원) 이후 14일 만에 다시 1170원대에 진입했다. 지난 3거래일 동안은 상승폭이 11.60원에 달했다.
이같은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미중 무역분쟁 휴전 합의를 도출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란 평가다. 합의 당시 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10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그러나 실제 원‧달러 환율은 예상과 달리 상승하고 있다. 주원인으로는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환율 상승과 무역협상 경계감 등이 꼽힌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위안화 가치 하락에 연동된 움직임을 보이는 탓이 크다”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중국 인민은행이 환율시장 통제를 느슨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 선임연구원은 “달러 대비 위안화의 환율 상승이 트리거(방아쇠)가 됐다”면서 “역외시장에서 달러화 매수세가 몰리는 점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쉽사리 타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고환율'을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중국과 새로운 협상이 전화로 시작됐다”며 “다만 모든 거래가 미국에 다소 우호적인 쪽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갈등을 재점화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다음날 “미국에서 5세대(5G) 이동통신과 관련해 화웨이에 대한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허용한 것은 반도체 판매 뿐”이라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무역전쟁은 진행 중”이라며 “이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긴장 완화에 대한 낙관론이 후퇴하고 경기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며 “관련 불확실성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단기간 상승하더라도 미 중앙은행(Fed)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갈수록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 수석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173.00원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 하반기엔 신흥국 금리 차(신용 스프레드) 축소, Fed의 금리인하에 환율 상승이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당분간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 속에 1160원대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며 “위안화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전문가들은 무역협상 분위기가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는 경계감과 위안화 약세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 중후반까지 올라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26분 기준 전날보다 1.20원 내린 1170.1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1.80원 떨어진 1169.50원에 장을 시작한 뒤 장중 한때 상승 전환하는 등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이다.
전날에는 지난달 19일(종가 기준 1176.10원) 이후 14일 만에 다시 1170원대에 진입했다. 지난 3거래일 동안은 상승폭이 11.60원에 달했다.
이같은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미중 무역분쟁 휴전 합의를 도출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란 평가다. 합의 당시 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10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그러나 실제 원‧달러 환율은 예상과 달리 상승하고 있다. 주원인으로는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환율 상승과 무역협상 경계감 등이 꼽힌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위안화 가치 하락에 연동된 움직임을 보이는 탓이 크다”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중국 인민은행이 환율시장 통제를 느슨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 선임연구원은 “달러 대비 위안화의 환율 상승이 트리거(방아쇠)가 됐다”면서 “역외시장에서 달러화 매수세가 몰리는 점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쉽사리 타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고환율'을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중국과 새로운 협상이 전화로 시작됐다”며 “다만 모든 거래가 미국에 다소 우호적인 쪽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갈등을 재점화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다음날 “미국에서 5세대(5G) 이동통신과 관련해 화웨이에 대한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허용한 것은 반도체 판매 뿐”이라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무역전쟁은 진행 중”이라며 “이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긴장 완화에 대한 낙관론이 후퇴하고 경기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며 “관련 불확실성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단기간 상승하더라도 미 중앙은행(Fed)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갈수록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 수석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173.00원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 하반기엔 신흥국 금리 차(신용 스프레드) 축소, Fed의 금리인하에 환율 상승이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당분간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 속에 1160원대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며 “위안화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