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식 자연과학부 교수팀은 미국 버클리대 씨엔 짱 교수팀과 공동으로 '새로운 개념의 이종(二種) 다강체 구현'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4일 밝혔다.
다강체는 강한 자기성(강자성)과 강한 전기적 성질(강유전성)을 동시에 지닌 물질로, 차세대 소자의 재료로 유망하다.
특히 전기장을 통해 자기적 성질을 제어하는 기술은 고집적 메모리 소자 개발에 필수적인데, 이 기술을 구현하려면 다강체의 두 성질 간 상호작용이 클수록 좋다.
지금까지는 단일 물질에서 강자성과 강유전성을 지닌 다강체를 이용한 연구가 많았지만, 상온에서 다강성을 발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각각 강자성과 강유전성을 가진 물질을 결합한 '이종다강체'를 구현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이 교수팀은 '반데르발스 힘'을 이용해 두 성질을 화학결합으로 단단하게 묶어 상관관계를 높이는 방식을 발견했다.
반데르발스 힘은 전하의 일시적 쏠림으로 분자가 순간적으로 극성을 띠면서 나타나는 당기는 힘(인력)과 미는 힘(척력)을 뜻한다.
연구진은 강자성체와 강유전체를 층상구조로 결합한 '비(非)공유결합 이종다강체' 개념을 설계하고, 크롬 화합물의 강자성과 인듐 화합물의 강유전성이 결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교수는 "기존보다 매우 큰 값으로 자기적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이론적으로 증명했다"면서 "이를 실제로 구현하면 자성 메모리 소자 등 나노 소자 개발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자연과학 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 14일 자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