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과 실무협상 北 대표에 김명길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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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北'판문점 회동'때 명단 통보
이달 중순 실무협상 채널 가동
이달 중순 실무협상 채널 가동
북한이 미국과의 ‘핵담판’ 실무협상 책임자로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를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조만간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이 7월 중순께 대면한 뒤 다음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이용호 북한 외무상 간 고위급 회담이 개최될 전망이다.
‘비건·김명길 라인’ 7월부터 가동 전망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일(현지시간) 미·북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에 김명길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 때 미측에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 명단을 통보했다. 미국에선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유임할 예정이다.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대미특별대표를 맡아 실무팀을 이끌던 김혁철은 실각한 게 확실해졌다.
김명길은 ‘하노이 회담’ 당시 주베트남 북한 대사였다.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외무성 아태국장 등을 지냈다. 2006~2009년 6자회담 당시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로 회담에 참석했다. 외무성 내 ‘미국통’으로 유명하다. 2015년 8월 베트남 대사로 임명된 뒤 3년8개월의 근무를 마치고 지난 4월 귀환했다. 하노이 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행을 밀착 수행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간 담판 과정을 상세히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4개월 만에 북측 협상팀의 재정비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RFA에 전했다. 또 “고위급 회담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맡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차관)은 뒤에서 대미협상 전략 전체를 구상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입’ 역할을 하는 최선희는 전략 전반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와 김명길의 ‘상견례’는 이달 중순께 열릴 미·북 실무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판문점 회동이 끝난 직후 “장소는 아직 모르지만 7월 중순께 실무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과 이용호는 ARF 외교장관회의에 동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다자안보협의체다. 이 자리에서 미·북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가 안팎에선 실무협상이 이달 중순 방콕에서 시작돼 ARF 기간까지 계속 이어지리란 추측도 나온다.
협상 앞두고 ‘해외 근로자 송환’ 신경전
협상의 판은 다시 짜여졌지만, 미·북의 신경전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말 유엔 회원국들에 “올 연말까지 북한 해외 근로자들의 송환을 완료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미국은 프랑스, 독일, 영국과 함께 지난달 28일 4개국 유엔 주재 대사 공동명의로 유엔 회원국들에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유엔 회원국은 자국 내 북한 근로자 현황에 대한 중간 보고서를 지난 3월까지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실제 제출한 회원국은 30여 개국뿐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북한대표부는 “미국은 실질적으로 점점 더 북한에 대한 적대적 행위에 필사적(hell bent)이라는 현실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공동서한 (발송)이 미 국무부의 지시하에 유엔 주재 미 대표부에 의해,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정상회담을 제의한 당일에 이뤄졌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40여 개국에 적게는 5만 명, 많게는 10만 명의 노동자를 해외에 내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다. 미·북이 해외 근로자 문제를 두고 충돌한 건 대북제재 완화 여부가 향후 협상의 최대 화두라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대북제재 유지 여부에 대해 “협상하다 보면 언젠간 해제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도 최근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과 인적교류 확대, 평양과 워싱턴DC의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란 기존 원칙에서 한발 물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비건·김명길 라인’ 7월부터 가동 전망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일(현지시간) 미·북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에 김명길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 때 미측에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 명단을 통보했다. 미국에선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유임할 예정이다.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대미특별대표를 맡아 실무팀을 이끌던 김혁철은 실각한 게 확실해졌다.
김명길은 ‘하노이 회담’ 당시 주베트남 북한 대사였다.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외무성 아태국장 등을 지냈다. 2006~2009년 6자회담 당시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로 회담에 참석했다. 외무성 내 ‘미국통’으로 유명하다. 2015년 8월 베트남 대사로 임명된 뒤 3년8개월의 근무를 마치고 지난 4월 귀환했다. 하노이 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행을 밀착 수행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간 담판 과정을 상세히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4개월 만에 북측 협상팀의 재정비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RFA에 전했다. 또 “고위급 회담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맡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차관)은 뒤에서 대미협상 전략 전체를 구상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입’ 역할을 하는 최선희는 전략 전반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와 김명길의 ‘상견례’는 이달 중순께 열릴 미·북 실무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판문점 회동이 끝난 직후 “장소는 아직 모르지만 7월 중순께 실무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과 이용호는 ARF 외교장관회의에 동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다자안보협의체다. 이 자리에서 미·북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가 안팎에선 실무협상이 이달 중순 방콕에서 시작돼 ARF 기간까지 계속 이어지리란 추측도 나온다.
협상 앞두고 ‘해외 근로자 송환’ 신경전
협상의 판은 다시 짜여졌지만, 미·북의 신경전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말 유엔 회원국들에 “올 연말까지 북한 해외 근로자들의 송환을 완료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미국은 프랑스, 독일, 영국과 함께 지난달 28일 4개국 유엔 주재 대사 공동명의로 유엔 회원국들에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유엔 회원국은 자국 내 북한 근로자 현황에 대한 중간 보고서를 지난 3월까지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실제 제출한 회원국은 30여 개국뿐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북한대표부는 “미국은 실질적으로 점점 더 북한에 대한 적대적 행위에 필사적(hell bent)이라는 현실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공동서한 (발송)이 미 국무부의 지시하에 유엔 주재 미 대표부에 의해,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정상회담을 제의한 당일에 이뤄졌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40여 개국에 적게는 5만 명, 많게는 10만 명의 노동자를 해외에 내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다. 미·북이 해외 근로자 문제를 두고 충돌한 건 대북제재 완화 여부가 향후 협상의 최대 화두라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대북제재 유지 여부에 대해 “협상하다 보면 언젠간 해제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도 최근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과 인적교류 확대, 평양과 워싱턴DC의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란 기존 원칙에서 한발 물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