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日수출규제, 日기업에도 피해…장기화시 세계경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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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메모리, 2개 한국기업이 세계 70% 생산…미국·유럽에도 차질"
"아베 의도 말려드는 것 옳지 않아…필수 소재·부품 국산화 모멘텀 삼겠다"
"소득주도성장 기조 유지…소비에서 투자로 이어지는 고리 강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4일 일본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소재 등의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것을 두고 "일본에서 한국에 단기적으로 가장 피해를 줄 수 있는 품목을 골랐겠으나, 일본 기업에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중요산업 밸류체인상으로 보면 한일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기업의 생산에 중요한 차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의 발언은 청와대와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강력한 대응을 천명한 상황에서 이번 규제 조치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일본을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D램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우리나라의 두 개 기업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한다"면서 "이것(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이 장기화하면 전 세계 경제에 상당 정도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실장은 일본의 이번 조치를 사전에 충분히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의 기간산업과 미래 성장산업에서 국내에서 생산할 수 없는, 일본만이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품목을 찾아내는 것은 기술적"이라며 "작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후 국내외에 여러 징후가 있어서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오래전부터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할) 리스트는 마련했다"면서도 "많게 보면 1천개일 수 있고 적게 보면 수십 개일 수 있는 상황에서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 것을 일본이 선택해 저희도 놀랐다"고 소개했다.
김 실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날 당수토론회에서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에는 우대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한 것을 두고
사실상 '보복적 성격'으로 규정했다.
그는 "정치적 이유로 경제 제재 한다는 것을 표명한 것 아닌가"라며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에 위배되는 말씀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한국 정부는 그런 부분에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희망하건대 일본 참의원 선거 후 일본의 태도가 누그러졌으면 좋겠으나 위험관리는 낙관적 전망에 대해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아베 총리에게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일 텐데 (수출규제를) 그렇게까지 끌고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런 예상이 현실화하게 국제적 공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상응조치할 수 있는 대일(對日) 수출규제 품목이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일본의 카드에 우리가 대응하면 일본이 바로 다음 카드를 꺼낸다"면서 "'상승작용'을 원하는 아베 총리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저희가 준비한 것을 자세하게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은 '게임 이론'에 따르면 상대에게 패를 다 보여주는 것이어서 일본을 상대로 한 협상력을 떨어트린다"고도 했다.
또한 김 실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5대 그룹과 전화 통화 등으로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기업과도 사전에 협의하면서 준비할 일을 부탁했으나 단기간 준비로 대체 수입선 마련이나 생산설비 증설이 쉽지 않다"면서 "장기적인 면에서 기간산업 필수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할 모멘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경제 상황을 두고 김 실장은 "대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환경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정책의 묘를 살릴 중요한 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을 그 예로 들었다.
김 실장은 "소득을 올려 소비와 투자를 늘리고 그것이 다시 일자리와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인 소득주도성장 기조는 5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 보니 소비 증가가 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고리가 약화해 이 시점에서의 정책적 핵심은 그것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경제정책 기조의 후퇴가 아니라 소득주도성장을 유지하되 약화한 고리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중 이에 해당하는 정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 실장은 "투자 세액공제율을 올리는 방안으로, 효과의 많은 부분이 대기업에 귀속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기본적 특성에 비치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수단이지만, 그럼에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넣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실장은 해당 정책 등이 재정적 압박이 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동안 우리는 예산의 총량에만 관심을 뒀다"며 "이번에는 예산 총량을 정하고 정말 필요한 사업예산을 충실히 선택하자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중 하나가 한일 문제에서 비롯된 소재·부품·장비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확장적 재정정책이 장기적으로 한국의 소득을 늘리므로 정부도 재정 건전성 우려를 줄이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실장은 야당에서 김 실장 등이 참석하는 경제원탁토론회 개최를 요구하는 데 대해 "여야가 결정하면 따른다"며 "불러만 주시면 나가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아베 의도 말려드는 것 옳지 않아…필수 소재·부품 국산화 모멘텀 삼겠다"
"소득주도성장 기조 유지…소비에서 투자로 이어지는 고리 강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4일 일본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소재 등의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것을 두고 "일본에서 한국에 단기적으로 가장 피해를 줄 수 있는 품목을 골랐겠으나, 일본 기업에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중요산업 밸류체인상으로 보면 한일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기업의 생산에 중요한 차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의 발언은 청와대와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강력한 대응을 천명한 상황에서 이번 규제 조치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일본을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D램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우리나라의 두 개 기업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한다"면서 "이것(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이 장기화하면 전 세계 경제에 상당 정도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실장은 일본의 이번 조치를 사전에 충분히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의 기간산업과 미래 성장산업에서 국내에서 생산할 수 없는, 일본만이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품목을 찾아내는 것은 기술적"이라며 "작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후 국내외에 여러 징후가 있어서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오래전부터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할) 리스트는 마련했다"면서도 "많게 보면 1천개일 수 있고 적게 보면 수십 개일 수 있는 상황에서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 것을 일본이 선택해 저희도 놀랐다"고 소개했다.
김 실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날 당수토론회에서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에는 우대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한 것을 두고
사실상 '보복적 성격'으로 규정했다.
그는 "정치적 이유로 경제 제재 한다는 것을 표명한 것 아닌가"라며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에 위배되는 말씀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한국 정부는 그런 부분에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희망하건대 일본 참의원 선거 후 일본의 태도가 누그러졌으면 좋겠으나 위험관리는 낙관적 전망에 대해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아베 총리에게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일 텐데 (수출규제를) 그렇게까지 끌고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런 예상이 현실화하게 국제적 공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상응조치할 수 있는 대일(對日) 수출규제 품목이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일본의 카드에 우리가 대응하면 일본이 바로 다음 카드를 꺼낸다"면서 "'상승작용'을 원하는 아베 총리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저희가 준비한 것을 자세하게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은 '게임 이론'에 따르면 상대에게 패를 다 보여주는 것이어서 일본을 상대로 한 협상력을 떨어트린다"고도 했다.
또한 김 실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5대 그룹과 전화 통화 등으로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기업과도 사전에 협의하면서 준비할 일을 부탁했으나 단기간 준비로 대체 수입선 마련이나 생산설비 증설이 쉽지 않다"면서 "장기적인 면에서 기간산업 필수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할 모멘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경제 상황을 두고 김 실장은 "대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환경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정책의 묘를 살릴 중요한 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을 그 예로 들었다.
김 실장은 "소득을 올려 소비와 투자를 늘리고 그것이 다시 일자리와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인 소득주도성장 기조는 5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 보니 소비 증가가 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고리가 약화해 이 시점에서의 정책적 핵심은 그것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경제정책 기조의 후퇴가 아니라 소득주도성장을 유지하되 약화한 고리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중 이에 해당하는 정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 실장은 "투자 세액공제율을 올리는 방안으로, 효과의 많은 부분이 대기업에 귀속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기본적 특성에 비치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수단이지만, 그럼에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넣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실장은 해당 정책 등이 재정적 압박이 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동안 우리는 예산의 총량에만 관심을 뒀다"며 "이번에는 예산 총량을 정하고 정말 필요한 사업예산을 충실히 선택하자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중 하나가 한일 문제에서 비롯된 소재·부품·장비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확장적 재정정책이 장기적으로 한국의 소득을 늘리므로 정부도 재정 건전성 우려를 줄이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실장은 야당에서 김 실장 등이 참석하는 경제원탁토론회 개최를 요구하는 데 대해 "여야가 결정하면 따른다"며 "불러만 주시면 나가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