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과 150분…손정의 "한·일관계 많은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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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인들과 만찬 간담회
정의선·구광모·김택진 등 참석
이재용과 車내서 40분 단독 회동
日규제 관련 어떤 조언했는지 주목
정의선·구광모·김택진 등 참석
이재용과 車내서 40분 단독 회동
日규제 관련 어떤 조언했는지 주목
4일 오후 7시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 앞.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손 회장 차량에서 함께 내렸다. 손 회장이 주최한 ‘재계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함께 40여 분간 차를 타고 오면서 비즈니스 논의를 한 듯 손 회장의 손에는 태블릿PC가 들려 있었다. 차량이 출발한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부터 사실상 ‘단독 회동’을 한 셈이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공개 회동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일본 유학(게이오기주쿠대) 경험이 있어 일본어에 능통하다.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날 회동은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모빌리티 등 글로벌 첨단 기술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손 회장이 주도적으로 마련했다. 손 회장은 100조원 규모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를 조성해 AI, 모빌리티 등에 투자했다. 승차공유 글로벌 선두업체인 우버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1위 업체인 디디추싱, 올라, 그랩 등에 투자했다. 영국 반도체 기업 ARM에도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같은 규모로 2호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동이 이뤄지자 공동 투자나 상호 투자, 전략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 회장은 삼성 외에도 개별 기업들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구 회장의 부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과도 친분이 두터워 별세 1주기에 영상 인터뷰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2시간30분이 지난 오후 9시30분께 마무리됐다. 손 회장은 한국 기업들과의 공동 투자 가능성과 AI 관련 협업 계획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영어로 “그렇다”고 답했다. 올해 안에 가시적 성과가 나올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등에 대한 의견도 심도 있게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우리는 그(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AI 등 혁신성장에 관한 내용을 주로 논의했다. 손 회장은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이 김대중 대통령 재임 당시 초고속 인터넷망의 필요성을,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온라인 게임산업 육성을 조언했다”며 “그것이 당시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손 회장은 1997년 김 전 대통령과 만나 “한국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22년이 흘러 손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초고속 인터넷 대신 AI 분야 육성을 위해 한국 정부가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AI 후발국이지만 한발 한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한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해라. 이것이 한국이 AI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이어 손 회장은 “세계가 한국의 AI에 투자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박재원/고재연/김주완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이날 회동은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모빌리티 등 글로벌 첨단 기술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손 회장이 주도적으로 마련했다. 손 회장은 100조원 규모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를 조성해 AI, 모빌리티 등에 투자했다. 승차공유 글로벌 선두업체인 우버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1위 업체인 디디추싱, 올라, 그랩 등에 투자했다. 영국 반도체 기업 ARM에도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같은 규모로 2호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동이 이뤄지자 공동 투자나 상호 투자, 전략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 회장은 삼성 외에도 개별 기업들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구 회장의 부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과도 친분이 두터워 별세 1주기에 영상 인터뷰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2시간30분이 지난 오후 9시30분께 마무리됐다. 손 회장은 한국 기업들과의 공동 투자 가능성과 AI 관련 협업 계획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영어로 “그렇다”고 답했다. 올해 안에 가시적 성과가 나올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등에 대한 의견도 심도 있게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우리는 그(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AI 등 혁신성장에 관한 내용을 주로 논의했다. 손 회장은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이 김대중 대통령 재임 당시 초고속 인터넷망의 필요성을,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온라인 게임산업 육성을 조언했다”며 “그것이 당시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손 회장은 1997년 김 전 대통령과 만나 “한국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22년이 흘러 손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초고속 인터넷 대신 AI 분야 육성을 위해 한국 정부가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AI 후발국이지만 한발 한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한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해라. 이것이 한국이 AI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이어 손 회장은 “세계가 한국의 AI에 투자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박재원/고재연/김주완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