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인·시민단체·네티즌,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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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해 시민·사회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판매 중지를 선언하는 등 단체행동을 할 움직임이 포착됐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5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무역보복을 규탄하고, 일본 제품의 판매 중지를 선언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한민국 중소상인·자영업단체들은 과거사에 대한 일고의 반성 없이 무역보복을 획책하는 일본을 규탄한다"면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전 업종에 걸쳐 일본 제품 판매 중지 운동에 돌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일부 소매점에서는 일본 담배와 맥주에 대해 전량 반품처리하고 판매중지에 돌입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들은 일본 제품에 대한 전량 반품·발주 중지·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관련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도 같은 시간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함께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규탄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을 발표했다.
전날에도 시민·사회 단체들의 관련 집회와 성명 발표가 이어졌다. 시민단체 서울겨레하나는 전날 오후 7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서울겨레하나 측은 성명서을 통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고령의 몸을 이끌고 일본까지 찾아가 일본기업들과 대화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면서 "대화는 거절하고 배상을 외면하더니 보복조치까지 하는 것은 비열한 망동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시작된 일본기업 불매운동은 국민들이 일본의 어떠한 협박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면서 "국민들과 함께 일본으로부터 강제동원 사죄, 배상을 받기 위한 항의행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관련 시민단체인 정의기억연대도 같은 날 일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정부는 알아야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고, 피해자들을 볼모로 하는 경제조치로 압력을 행사한다고 해서 협상과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터넷상에서는 네티즌들의 불매 운동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본 맥주 대신 유럽 맥주를 마셔야겠다", "올 여름 계획했던 일본 여행 비행기 표를 취소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일본기업 제품 불매운동 동참합시다' 등 불매운동 대상 기업 명단을 실은 여러 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100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작성자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불매운동 리스트에는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자동차 브랜드, 소니, 파나소닉, 캐논 등 전자제품 브랜드와 데상트, 유니클로, ABC마트 등 의류 브랜드,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 맥주 브랜드 등 다양한 일본 브랜드가 포함됐다.
트위터 이용자들도 불매운동 리스트를 공유하고, 관련 이모티콘이나 포스터 이미지를 퍼나르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 인터넷 이용자는 지난해부터 운영한 독도·동해 관련 개인 홈페이지에 '일본 제품 불매 목록'이라는 페이지를 만들고 불매운동 대상 기업 명단을 알리기도 했다.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관련 기사에는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는 댓글이 여러 차례 달렸다. "당분간이라도 일본 제품 쓰지 말고 일본 여행도 가지 말자", "가능하면 한국산 제품을 사용하자" 등의 댓글은 수천 개의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일본 네티즌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맞서자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감정싸움으로 번져선 안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일본 현지인들은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 확산 소식에 "우리도 한국 제품을 구매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이며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감정싸움으로 번져선 안된다"라며 신중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 과격한 일본인은 "차라리 더 관계가 나빠져 단교했으면 좋겠다" "재일교포들을 밖으로 내보내라" "한국 어차피 약소국이라 일본 경제에 문제 없다"며 격하게 반응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