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반기결산] KB금융③ 비은행 성장동력, 동남아 그리고 테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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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4대 금융지주가 소란스럽다. 포화되고 있는 국내 은행업을 벗어나 추가 성장을 위한 동력 마련에 분주하다.2019년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들이 제시하는 미래의 모습을 조망해 봤다.
KB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들이 지주의 큰 그림 아래 동남아로 모여들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에 처해서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거점으로 삼은 것은 이들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높고 금융시장이 낙후돼 발전 가능성이 높아서다.
비은행 계열사들은 지주의 행보에 발을 맞추는 한편 자체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수익원을 발굴하고 있다. 시장 상황이 변하고 있어서다. KB증권은 자본력을 무기로 한 발행어음 시장을, 국민카드는 핀테크(Fin-Tech)를 넘어 테크핀(Tech-Fin)을 눈여겨보고 있다. KB손보도 단말기(키오스크)를 통해 더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해외서 수익성 확보하자…글로벌KB 추진
9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인 KB증권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등은 지주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 발맞춰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윤종구 KB금융지주 회장의 글로벌 전략은 "절대 무리하지 말고 안정적으로 씨를 뿌리고 가꾸어 열매를 거두자"다. 이에 각 계열사들도 과거부터 지속적이지만 꾸준히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KB증권은 올 1월 베트남 법인 KBSV(KB Securities Vietnam)의 사이공 지점을 개설했다. 호치민 지역에 두 번째다. KBSV에는 KB증권의 강점인 정보기술(IT) 역량과 함께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사업에 대한 축적된 경험을 이식해 베트남 시장에서 업계 1위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2017년에는 홍콩 현지법인을 아시아 지역의 IB 중심지(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8000만달러를 증자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 간 상승효과(시너지)를 위해 KB국민은행 홍콩지점과 사무공간을 통합했다.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에 거점을 잡았다. 국민카드는 한상 기업 코라오그룹과 손잡고 캄보디아 특수은행 TSB(Tomato Specialized Bank) 지분 100%를 함께 인수, 캄보디아 여신전문 금융회사 KB대한특수은행(KB Daehan Specialized Bank)을 설립했다.
KB대한특수은행의 월 대출 취급액은 공식 출범 직전인 지난해 8월 276만달러에서 같은 해 12월 443만달러로 약 1.6배 늘었다. 내부적으로 연말 목표했던 월 대출 취급액은 300만달러였는데 이와 비교해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KB손해보험은 1997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 법인을 두고 한국 기업과 교민, 현지인을 상대로 영업을 추진 중이다. KB자산운용도 지난해부터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해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들이 지주의 진두지휘 아래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추가 성장을 노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에는 이미 시장이 너무 포화 상태"라며 "국내서는 다른 회사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방법 밖에는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주가 동남아 시장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은 동남아 국가는 국내에 비해 경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인구가 많고 고성장이 기대돼서다. 또 계열사들의 동반 진출로 거점 지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베트남 캄보디아 등 금융사들이 진출하는 동남아 지역은 경제성장률이 6~7%대에 달해 금융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라며 "비은행 계열사들이 함께 거점으로 진출하는 것은 그룹의 원펌(One-Firm)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증권 '발행어음', 카드·손보 '디지털' 자체 먹거리 발굴
지주의 큰 그림인 '해외 진출'과 더불어 각 계열사들은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KB증권은 새 먹거리로 발행어음 시장을 주목했다. 그간 증권업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에 의존해 성장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흐름(일정 구간에서 등락), 증권사간 수수료 인하 경쟁 등으로 위탁매매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투자은행(IB) 업무다. 기업 간 인수합병(M&A),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인수금융 조달 등이 IB의 업무다.
특히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에 '발행어음' 사업을 열어주면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한 증권사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밖에 없다.
후발주자인 KB증권은 지난달 'KB 에이블(able) 발행어음' 상품 판매 하루 만에 1회차 발행 목표치인 5000억원을 달성했다. KB증권은 고객 수요를 확인하고 조만간 2회차 발행을 준비할 예정이다. 올해 목표는 총 2조원의 어음을 발행하는 것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가 침울한 가운데 KB국민카드는 오히려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카드는 핀테크(Fin-Tech)를 넘어 테크핀(Tech-Fin)을 강조하고 있다. 테크핀은 단지 단어의 순서만 바뀐 것이 아닌 시장에 새롭게 제시된 혁신 모델이라는 업계 평가도 속속 제기된다.
국민카드는 2017년부터 '퓨처나인'이라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3기를 맞은 퓨처나인은 9개 생활 혁신 분야 스타트업을 선발해 마케팅 제휴부터 신규 사업까지 공동으로 사업을 기획한다.
스타트업의 약점인 인프라 구축과 시장 확보 문제를 국민카드가 보유한 고객과 빅데이터 등을 통해 보완하고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KB손해보험의 화두는 디지털이다. KB손보는 KT와 손잡고 실손보험 다이렉트 청구 플랫폼을 만들었다. 병원 진료 후 번거로웠던 실손 보험료 청구를 단말기(키오스크)를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에 18대의 보험 청구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비은행 계열사들은 지주의 행보에 발을 맞추는 한편 자체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수익원을 발굴하고 있다. 시장 상황이 변하고 있어서다. KB증권은 자본력을 무기로 한 발행어음 시장을, 국민카드는 핀테크(Fin-Tech)를 넘어 테크핀(Tech-Fin)을 눈여겨보고 있다. KB손보도 단말기(키오스크)를 통해 더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해외서 수익성 확보하자…글로벌KB 추진
9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인 KB증권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등은 지주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 발맞춰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윤종구 KB금융지주 회장의 글로벌 전략은 "절대 무리하지 말고 안정적으로 씨를 뿌리고 가꾸어 열매를 거두자"다. 이에 각 계열사들도 과거부터 지속적이지만 꾸준히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KB증권은 올 1월 베트남 법인 KBSV(KB Securities Vietnam)의 사이공 지점을 개설했다. 호치민 지역에 두 번째다. KBSV에는 KB증권의 강점인 정보기술(IT) 역량과 함께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사업에 대한 축적된 경험을 이식해 베트남 시장에서 업계 1위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2017년에는 홍콩 현지법인을 아시아 지역의 IB 중심지(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8000만달러를 증자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 간 상승효과(시너지)를 위해 KB국민은행 홍콩지점과 사무공간을 통합했다.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에 거점을 잡았다. 국민카드는 한상 기업 코라오그룹과 손잡고 캄보디아 특수은행 TSB(Tomato Specialized Bank) 지분 100%를 함께 인수, 캄보디아 여신전문 금융회사 KB대한특수은행(KB Daehan Specialized Bank)을 설립했다.
KB대한특수은행의 월 대출 취급액은 공식 출범 직전인 지난해 8월 276만달러에서 같은 해 12월 443만달러로 약 1.6배 늘었다. 내부적으로 연말 목표했던 월 대출 취급액은 300만달러였는데 이와 비교해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KB손해보험은 1997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 법인을 두고 한국 기업과 교민, 현지인을 상대로 영업을 추진 중이다. KB자산운용도 지난해부터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해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들이 지주의 진두지휘 아래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추가 성장을 노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에는 이미 시장이 너무 포화 상태"라며 "국내서는 다른 회사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방법 밖에는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주가 동남아 시장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은 동남아 국가는 국내에 비해 경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인구가 많고 고성장이 기대돼서다. 또 계열사들의 동반 진출로 거점 지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베트남 캄보디아 등 금융사들이 진출하는 동남아 지역은 경제성장률이 6~7%대에 달해 금융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라며 "비은행 계열사들이 함께 거점으로 진출하는 것은 그룹의 원펌(One-Firm)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증권 '발행어음', 카드·손보 '디지털' 자체 먹거리 발굴
지주의 큰 그림인 '해외 진출'과 더불어 각 계열사들은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KB증권은 새 먹거리로 발행어음 시장을 주목했다. 그간 증권업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에 의존해 성장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흐름(일정 구간에서 등락), 증권사간 수수료 인하 경쟁 등으로 위탁매매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투자은행(IB) 업무다. 기업 간 인수합병(M&A),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인수금융 조달 등이 IB의 업무다.
특히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에 '발행어음' 사업을 열어주면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한 증권사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밖에 없다.
후발주자인 KB증권은 지난달 'KB 에이블(able) 발행어음' 상품 판매 하루 만에 1회차 발행 목표치인 5000억원을 달성했다. KB증권은 고객 수요를 확인하고 조만간 2회차 발행을 준비할 예정이다. 올해 목표는 총 2조원의 어음을 발행하는 것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가 침울한 가운데 KB국민카드는 오히려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카드는 핀테크(Fin-Tech)를 넘어 테크핀(Tech-Fin)을 강조하고 있다. 테크핀은 단지 단어의 순서만 바뀐 것이 아닌 시장에 새롭게 제시된 혁신 모델이라는 업계 평가도 속속 제기된다.
국민카드는 2017년부터 '퓨처나인'이라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3기를 맞은 퓨처나인은 9개 생활 혁신 분야 스타트업을 선발해 마케팅 제휴부터 신규 사업까지 공동으로 사업을 기획한다.
스타트업의 약점인 인프라 구축과 시장 확보 문제를 국민카드가 보유한 고객과 빅데이터 등을 통해 보완하고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KB손해보험의 화두는 디지털이다. KB손보는 KT와 손잡고 실손보험 다이렉트 청구 플랫폼을 만들었다. 병원 진료 후 번거로웠던 실손 보험료 청구를 단말기(키오스크)를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에 18대의 보험 청구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