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 변호하면 천벌받는다? 고유정 초호화 변호인단 비난 직면하자 '전원 사임'
제주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6)의 변호인단 5명이 5일 전원 사임했다.

전날 수임 사실이 보도된 뒤 일각에서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고유정을 왜 변호하느냐", "돈이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고유정을 변호하다니", "흉악범 변호하면 천벌 받을 것" 등의 비난 여론이 쇄도하자 심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고씨 변호인 측은 "같은 회사 소속이라는 이유로 사건과 관련 없는 동료 변호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우편을 통해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유정이 2곳의 로펌에서 판사 출신의 변호사와 생명공학을 전공한 변호사 등 5명을 선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해당 로펌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유정이 강력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면 검찰은 더 집중해서 공소유지 해야한다"며 검찰에 정신을 바짝차릴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변호인단이 사임하면서 고씨 측이 또 다른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는다면 국선변호사의 도움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고유정 사진공개 / 사진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처
고유정 사진공개 / 사진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처
한편 4일 방송된 JTBC 시사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고유정 잔혹사건을 다루며 고교시절 사진과 친구들의 증언 등을을 공개했다.

고교 동창 A씨는 "고유정과 3년 내내 같은 반이었다"며 "친구들 사이에서 재밌는 친구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말도 잘하고 되게 웃겼던 애였다. 체구도 작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해자인 고유정의 전 남편 강모씨의 친동생 인터뷰가 이어졌다. 피해자 동생은 "고유정과 형은 대학교 봉사 활동에서 만난 걸로 알고 6년 연애 후에 결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정과의 생활에서 폭언과 폭행이 있었으며 이는 일반적인 싸움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고유정은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도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해 수차례 말을 반복하다가 신상공개 이후에는 "기억이 파편화돼 진술을 할 수 없다"며 사실상 진술 거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재현 연구위원은 "사체를 발견하지 못한 살인사건이다. 살해방법, 살해동기, 시신유기 장소 등 살인과 관계되는 거의 모든 것이 추정일 뿐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서 "검찰이 공소유지에 각별히 신경써야 되는 이유다. 형사사건에서 단순히 합리적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만으로는 유죄가 선고되지 않는다. 이 사건은 이제부터가 진검승부다"라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