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줄 곳 마땅치 않다"…中企대출 한풀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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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中企·자영업 대출 2兆 늘어
자영업자 빼면 5700억 증가 그쳐
자영업자 빼면 5700억 증가 그쳐
5대 은행의 중소기업·소호(자영업자) 대출이 지난 6월 한 달간 2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소호 대출을 제외한 일반(순수) 중소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57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기 대출 시장이 포화되면서 급증세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정부 요구에도 은행들은 자영업자 대출만 계속 늘리고 있어 ‘중기 대출 확대’라는 구호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기 대출 시장은 이미 포화”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우리 KEB하나 농협 등 5대 은행의 중소기업·소호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428조8492억원을 기록했다. 전달(426조9054억원) 대비 1조9438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소호 대출은 230조452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3735억원 증가했다. 반면 소호를 제외한 일반 중기(제조·건설·유통 등) 대출 잔액은 198조2337억원에서 198조8040억원으로 570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에서는 통상 중기 대출 실적을 계산할 때 일반 중기 대출과 소호 대출을 합쳐 집계한다. 지난해부터 중기 대출은 계절적 특수성이 있는 연말연시를 제외하고는 일반 중기·소호 할 것 없이 꾸준히 증가했다. 중기 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12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 1조~2조원씩 늘었다. 올해도 3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1조~2조원대 증가세를 보여왔다. 5월에는 한 달 새 2조5278억원이 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중기 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 규모를 더 키워야 하는데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쉽지가 않다”며 “기업 대출을 더 유치하기 위해 수익이 나지 않는데 은행 간 저금리 출혈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서울시금고 유치를 계기로 거액의 수신을 떠안게 되자 공격적으로 중기 대출을 늘렸다. 최근 1년 새 중기 소호 대출만 8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소호 대출 편중 우려”
일각에서는 기업 경기를 감안하면 무조건 중기 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돈이 필요한 곳에는 이미 대부분 대출이 이뤄진 데다 제조·건설 등 주력 산업의 경기가 좋지 않아 무리하게 대출을 내주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한 대형은행의 제조업종 연체율은 지난해 말 0.40%에서 올 5월 0.46%로 오르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중기 대출 확대를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말 시중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기 대출을 더 확대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일반 중기보다 소호 대출에만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은행권 얘기다. 대출 규모를 늘리려면 일반 중기보다는 소호 대출을 키우는 게 쉽기 때문이다.
한 은행의 중소기업 담당 임원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연체 확률이 낮은 부동산 임대업자에 대한 대출을 늘려온 곳이 많다”며 “부동산 경기가 한풀 꺾여 이제 그마저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중기 대출 시장은 이미 포화”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우리 KEB하나 농협 등 5대 은행의 중소기업·소호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428조8492억원을 기록했다. 전달(426조9054억원) 대비 1조9438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소호 대출은 230조452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3735억원 증가했다. 반면 소호를 제외한 일반 중기(제조·건설·유통 등) 대출 잔액은 198조2337억원에서 198조8040억원으로 570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에서는 통상 중기 대출 실적을 계산할 때 일반 중기 대출과 소호 대출을 합쳐 집계한다. 지난해부터 중기 대출은 계절적 특수성이 있는 연말연시를 제외하고는 일반 중기·소호 할 것 없이 꾸준히 증가했다. 중기 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12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 1조~2조원씩 늘었다. 올해도 3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1조~2조원대 증가세를 보여왔다. 5월에는 한 달 새 2조5278억원이 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중기 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 규모를 더 키워야 하는데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쉽지가 않다”며 “기업 대출을 더 유치하기 위해 수익이 나지 않는데 은행 간 저금리 출혈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서울시금고 유치를 계기로 거액의 수신을 떠안게 되자 공격적으로 중기 대출을 늘렸다. 최근 1년 새 중기 소호 대출만 8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소호 대출 편중 우려”
일각에서는 기업 경기를 감안하면 무조건 중기 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돈이 필요한 곳에는 이미 대부분 대출이 이뤄진 데다 제조·건설 등 주력 산업의 경기가 좋지 않아 무리하게 대출을 내주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한 대형은행의 제조업종 연체율은 지난해 말 0.40%에서 올 5월 0.46%로 오르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중기 대출 확대를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말 시중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기 대출을 더 확대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일반 중기보다 소호 대출에만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은행권 얘기다. 대출 규모를 늘리려면 일반 중기보다는 소호 대출을 키우는 게 쉽기 때문이다.
한 은행의 중소기업 담당 임원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연체 확률이 낮은 부동산 임대업자에 대한 대출을 늘려온 곳이 많다”며 “부동산 경기가 한풀 꺾여 이제 그마저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