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송 업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치솟고 있다. 벌크선 비중이 큰 국내 해운업체 주가가 오르는 이유다.

발틱운임지수 급반등에…'뱃고동' 울리는 해운株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해운은 750원(2.71%) 상승한 2만845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이후 18.30% 올랐다. 팬오션도 이날 3.14% 올라 6월 이후 13.73% 상승했다. 영국 발틱해운거래소가 집계하는 BDI는 지난 4일 1700포인트로 마감해 전날보다 9.75% 올랐다. 6월 이후로는 55.11% 상승했다. BDI는 석탄, 광석, 곡물 등 벌크선으로 운송하는 원자재의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2016년 2월 290을 바닥으로 꾸준히 상승 궤적을 그리던 BDI는 올초 1200대에서 590대로 고꾸라졌다. 지난 1월 브라질 댐 붕괴 사고로 세계 최대 철광석업체 발레의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탓이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호주에 태풍이 몰아쳐 2위인 리오틴토마저 철광석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철광석 물동량이 갑작스레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 BDI가 반등한 배경엔 발레의 조업 재개, 중국으로의 철광석·석탄 물동량 증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가 시행되면 노후 선박 운항이 줄면서 선복량(화물 운송 능력)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해운과 팬오션은 벌크선 비중이 커 BDI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대한해운은 벌크선이 지난 1분기 매출의 44%, 영업이익의 37%를 차지했다. 팬오션도 벌크선 비중이 매출의 78%, 영업이익의 90%에 이른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이후 BDI가 급반등하면서 대한해운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평균 BDI는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996이었지만 3분기엔 평균 1500 이상을 유지하며 해운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해운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현재 411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억원 높아졌다. 팬오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543억원으로 같은 기간 18억원 올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