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광객 몰리는 카오룽 고속철 역까지 2천명 행진 신고
시위대-中본토 관광객 충돌 우려에 경찰 1천500여명 배치
5일밤 '어머니 시위' 수천명 참석 "외로워 마라, 엄마가 지지"
사상 초유의 입법회 점거 사태 이후 처음 맞는 주말인 6일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진영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카오룽 반도에 있는 쇼핑가 침사추이에서는 2천명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송환법 반대 진영의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3시 30분(현지시간) 침사추이를 출발해 인근의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 역까지 걸어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진행된 입법회 점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야외 집회다.

기존 대규모 집회 때의 수십∼수백만 명보다는 참가자가 적은 편이지만 홍콩 경찰은 이번 집회가 중국 본토 관광객들이 많은 카오룽 고속철 역사 앞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송환법 반대 시위대와 본토 관광객들이 충돌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시위 현장에 1천500명의 경찰관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사법당국의 한 관계자는 SCMP에 "(시위대와 중국 관광객 간의) 말다툼까지는 참을 수 있겠지만 만일 어떤 폭력적 행동이 사용된다면 경찰이 반드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SCMP는 본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측 역시 홍콩 시위대와 중국 본토 관광객 간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밤 홍콩에서는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지지하는 '어머니 집회'가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여성이 다수인 집회 참석자들은 '우리가 함께 지지한다'(TOGETHER WE STAND), '외로워 마라. 어머니 아버지가 지지한다' 같은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홍콩 정부의 시위대 강경 대응 방침을 비판했다.

교사인 커리나 완(40)은 로이터 통신에 "청년들은 우리를 위해 이미 많은 일들을 했다"며 "비록 그들이 일부 폭력을 사용했더라도 우리도 그들을 위해 한번은 서 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8천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참석자를 1천300명으로 파악했다.

송환법 반대 운동 본격화 이후 지속해 이어지고 있는 홍콩 '어머니 집회'는 이곳에서 한국의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린 사실이 전해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