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과상 등 부상자 속출·인명 피해는 없어…주민 130여명 대피소로 피신
LA 도심 고층빌딩 30초간 흔들려 패닉…경기장·놀이공원 이용객 대피


5일 오후 8시 19분(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에서 18㎞ 떨어진 지점에 규모 7.1의 강진이 강타하면서 인근 마을 수천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곳곳에서 건물 균열이 보고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6일 CNN 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제드 맥롤린 리지크레스트 경찰서장은 "최소 건물 두 곳에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하나는 이동식 주택에 불이 붙었는데 신속히 진화했다"라고 말했다.

화재는 지진으로 인해 가스관이 파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로 인해 인명 피해나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美캘리포니아 강진으로 수천가구 정전·건물 균열·가스관 파열
현지 방송에는 화염에 휩싸인 이동식 주택에 소방관들이 접근해 진화 작업을 벌이는 모습이 잡혔다.

현지 가스업체는 추가 화재 가능성을 우려해 누출 우려가 있는 가스관의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인구 2만8천여 명의 소도시인 리지크레스트 일부 지역에는 수도관도 파열돼 식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리지크레스트 인근에 있는 트로나 마을은 피해가 더 큰 상황이다.

인구 2천여 명에 불과한 트로나 마을은 현재 전력과 식수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샌버너디노카운티 소방국 대변인 제러미 컨이 CNN 방송에 전했다.

현재 전력선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美캘리포니아 강진으로 수천가구 정전·건물 균열·가스관 파열
당국은 트로나 마을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차량을 동원하고 있다.

트로나 마을에서 건물 한 채가 무너졌다는 보고가 접수됐으며, 부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비상관리국의 마크 길라두치 국장은 6일 새벽 "날이 밝으면 피해 상황이 더 전해질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가스 누출로 일부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고 식수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 가장 큰 피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비상관리국은 현재 트로나 마을과 베이커스 필드 주민 등 130여 명이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컨카운티 경찰국 대변인은 "리지크레스트 지역에서 부상자 몇 명이 나왔다"면서 "몇 건의 응급차 출동 사례가 있었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대부분 자상이나 가벼운 찰과상으로 치료를 받고 돌아갔다"라고 말했다.

리지크레스트 리저널 병원에서는 입원 환자들이 휠체어를 타고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컨카운티 178번 주(州) 도로는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낙석으로 일부 구간이 폐쇄된 상태다.
美캘리포니아 강진으로 수천가구 정전·건물 균열·가스관 파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리지크레스트 인근에 다시 닥친 강진으로 영향을 받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도의 지원을 할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방 차원의 비상사태 선포와 비상자원 동원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진앙에서 200㎞ 넘게 떨어진 로스앤젤레스(LA) 도심의 고층빌딩이 30초 넘게 흔들리면서 LA카운티 주민들도 패닉 상황에 빠졌다.

LA 도심 인근인 한인타운에서도 땅이 흔들리면서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는 전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 교민은 "한인타운에서 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갑자기 땅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주변을 돌아보니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려 대피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전했다.

애너하임의 유명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와 LA 북부 놀이공원 식스플랙스는 이동식 놀이기구 가동을 중단하고 이용객들을 대피시켰다.

진앙에서 남동쪽으로 200㎞ 떨어진 라스베이거스에서도 호텔이 밀집한 스트립 지역에서 관광객용 놀이기구 가동을 중단했다.

CNN 방송은 "라스베이거스 호텔 스트립의 빅애플 코스터가 흔들렸다고 관광객들이 전했다"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의 토마스 앤 마크센터에서 열리던 NBA 서머리그 경기가 중단됐으며, 관중이 일렬로 줄을 서 비상구로 대피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LA 도심에서는 다저스타디움에서도 관중들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저녁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4회 진행 도중 5층 이상 관중석이 흔들리면서 놀란 팬들이 자리를 떴다.

경기는 계속 진행됐지만 스타디움에선 한동안 웅성거리는 상황이 이어졌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시 관내에서 심각한 부상자가 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